왕따 당하는 우리 아이, '아스퍼거 증후군'일까?
지난 8일,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8세 남자아이가 출연했다. 이 아이는 친구들에게 험한 말을 하고 선생님의 지시에도 전혀 따르지 않아 강제 전학 위기에 처해 있었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의 행동을 유심하게 관찰한 뒤 “아스퍼거 증후군이 맞는 것 같다”라며, “아이가 일반적인 자극에 지나치게 반응한다”라고 덧붙였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한 종류이지만 조금은 다른 아스퍼거 증후군, 어떤 질환일까.
사회 활동·대인 관계에 어려움 겪는 아스퍼거 증후군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여러 임상 양상 중 하나로, 1944년 오스트리아의 의사 한스 아스퍼거(Hans Asperger)가 ‘아동기 자폐적 정신병리’ 상태인 4명의 아동에 대해 보고한 이후 하나의 증상으로 인식되었다. 이후 1981년 영국의 소아정신과 의사인 로나 윙(Lorna Wing)이 아스퍼거의 업적을 소개해 재평가한 것이 계기가 되어 아스퍼거 증후군의 개념이 정립되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사회적 상호작용 어려움과 기이한 행동이 반복적으로 나타나지만, 언어적 발달은 정상인 것이 특징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보이는 대부분 아동은 정상 수준의 인지능력을 보이기 때문에 학과 수업의 내용이나 언어기능에 있어서는 크게 지체되지 않으며, 지능 지수(IQ)도 85 이상의 정상적인 수치를 보이는 아동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성인이 될 때까지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유치원이나 학교생활을 하면서 특이하거나 이상한 행동으로 인해 문제를 자주 일으키고, 부적절한 사회성으로 인해 '별난 아이'라는 인식을 받게 된다. 심하면 ‘왕따’가 되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증상에 대해 “특정한 주제에 강한 관심을 가지며, 특정한 주제에 대해 듣는 이의 느낌이나 반응을 신경 쓰지 않고 이야기한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소리나 빛, 접촉, 감촉 등 자극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또는 지나치게 둔감한 경우도 있다.
윙 박사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경우 만 2세 이전에 또래보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 ▲언어 발달 이전 시기에 옹알이의 저하 ▲타인과 관심을 공유하는 능력 부족 ▲상호소통하려는 의지의 저하 ▲정형화된 말투나 톤, 상상 놀이에서의 어려움 등의 특징을 갖는다고 보고했으며, “비교적 영리한 아동에서 보이는 자폐증의 경미한 변형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회 적응하는 꾸준한 연습으로 극복해야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치료하는 단 한 가지의 특이적인 치료법은 없다”라고 설명한다. 환자의 증상에 맞춰 심리 요법과 가족 교육, 인지 치료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최지환 원장(힐링유의원)은 “증상을 아주 치료하지 못하더라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특히 내가 원하는 삶과 대인 관계를 맺는데 최대한 지장이 되지 않는 수준으로 관리할 수는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할수록 예후가 좋으며, 특히 주변인들의 정서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기존의 사회성 발달 문제와 더불어 우울증이나 강박 장애 등 다른 정신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10년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조현진의 석사학위논문에서는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진단받은 8~18세 아동과 어머니 71쌍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의 20.8%가 ADHD, 12.5%가 틱 장애, 8.3%가 불안장애, 5.6%는 각각 우울장애와 강박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이때 부모나 교사 등의 사회적 지원이 아동의 행복감, 자존감, 삶의 질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부모와 교사 지원이 서로 깊은 관련성이 있고 자녀에 대한 부모의 긍정적인 양육 행동이 교사의 지원과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를 둔 부모는 자녀의 행동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지지하며,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꼼꼼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도움말= 하이닥 상담의사 최지환 원장(힐링유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윤새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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