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규격 통일될까..삼성SDI에 달렸다
삼성SDI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의 지름(46㎜)만 확정 짓고 아직 높이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지름 46㎜, 높이 80㎜ 4680 모델을 차세대 규격으로 채택한 원통형 경쟁사 LG에너지솔루션·파나소닉과는 차이를 보인다. 고객사의 판단이 늦어지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데, 이 과정에서 완성차업계 내 기 싸움도 감지된단 후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1700(지름 21㎜·높이 70㎜)에 이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지름이 46㎜로 사실상 확정됐다. 4680 모델을 차세대 규격으로 채택한 테슬라와 테슬라의 원통형 공급사 LG에너지솔루션·파나소닉 등에 이어 삼성SDI도 지름 46㎜의 배터리를 차기 원통형 모델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현재 천안사업장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파일럿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거점 원통형 생산기지인 말레이시아 세렘반공장 추가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확정되지 않은 높이는 수요처와의 협의를 통해 최종 확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원통형은 파우치·각형에 비해 대량생산이 쉽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파우치·각형의 경우 고객사인 완성차업계가 요구하는 전기차 디자인에 따라 배터리 사이즈·포장 등을 달리하지만, 원통형은 시장의 수요에 발맞춰 특정 규격의 배터리를 모듈·팩으로 묶어 납품하는 구조다.
파우치·각형은 전자제품용 소형전지와 전기차용 중대형전지로 구분되지만, 원통형은 탑재되는 개수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소형전지다. 현행 가장 널리 쓰이는 표준화 모델은 21700이다. 테슬라 전기차에도, 보쉬의 전동공구에도 이 배터리가 사용된다. 삼성SDI는 테슬라 전기차에는 공급하고 있지 않지만 테슬라 에너지저장장치(ESS)에는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 역시 21700이다.
표준규격이 있으니 업체마다 대량생산이 쉽고, 수요처에는 공급난이 발생하면 다른 업체의 배터리 장착이 손쉬워 경제성이 높다. 배터리의 근간이 되는 형태여서 축적된 기술력과 안전성이 가장 높아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도 재차 주목받게 됐다.
이 때문에 삼성SDI의 차세대 원통형도 테슬라와 같이 4680을 사용할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뤘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삼성SDI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의 높이를 아직 결정짓지 못한 것은 최대 수요처인 완성차업계와의 논의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파나소닉의 경우 최대 고객사인 테슬라가 일찍부터 4680을 점찍어 표준화 전환이 손쉬웠지만, 삼성SDI의 핵심 원통형 고객사는 기존 완성차업체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배터리 시장도 확대됐는데, 이 때문에 전보다 표준 모델화 작업이 더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4680을 점찍은 이후, 전통 완성차 브랜드들이 속속 원통형 사용 방침을 발표하거나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2025년 이후 양산될 전기차에 당연히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해야 하는데, 4680으로 하게 되면 자칫 신생업체인 테슬라를 뒤따르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어 다양한 규격을 놓고 고심이 길어지게 된 것"이라고 평했다.
삼성SDI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의 높이에 따라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판세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4680 대열에 합류하게 되면 전기차·배터리 업계가 자율적으로 새로운 규격화에 합의한 것이 되기 때문에 원통형 수요가 전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꾸준히 가능성만 제기돼 온 삼성SDI의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 납품 가능성 또한 높아질 수 있다. 삼성SDI가 46㎜ 규격을 확정지은 후, 삼성전기가 대규모 테슬라 카메라 모듈 공급 계약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전장·배터리 동시에 공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되고 있다.
반대로 삼성SDI가 새로운 높이의 '46○○' 모델을 선보이게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완성차업체가 어떤 규격의 원통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배터리 회사와의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를 장착한 테슬라 전기차도,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를 단 새로운 브랜드의 전기차도 보기 힘들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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