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교로 색을 붙인 추상화..박현주 '빛, 그림' 연작 전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성품 대신 아교와 안료(피그먼트)로 물감을 만들어 작업하는 박현주 작가가 평면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그동안 선보였던 반(半)입체 작업에서 벗어나 캔버스로 작업한 '빛, 그림' 연작 등 40여 점을 전시한다.
안료와 아교, 아크릴 물감 등을 적절히 사용해 조금씩 중첩하는 작업을 거친 화면은 오묘한 색감을 보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기성품 대신 아교와 안료(피그먼트)로 물감을 만들어 작업하는 박현주 작가가 평면 신작을 선보인다.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있는 예화랑은 14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박현주 개인전 '빛 속으로'(INTO Light)'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작가는 그동안 선보였던 반(半)입체 작업에서 벗어나 캔버스로 작업한 '빛, 그림' 연작 등 40여 점을 전시한다.
그는 "반입체 형식의 회화적 오브제 작업이 빛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면, 평면 캔버스 작업은 시간의 흔적들이 쌓여가면서 만들어지는 빛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서양화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학대학원 스튜디오페인팅 석사를 마친 그는 일본 도쿄예술대학 대학원에서 미술 재료기법을 연구했다.
작가는 초기 르네상스의 금박을 입히는 이콘화(icon畵)와 아교를 사용하는 템페라(tempera) 기법을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독특한 추상 작업을 시도했다.
회화의 평면성을 중시하고 우연적 표현을 사용하는 등 모더니즘 추상화를 따르지만, 재료를 사용하는 방법의 차이로 동양적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작가는 기성 캔버스의 천을 뒤집어 제소(gesso)가 칠해지지 않은 면을 사용한다.
먼저 아사천에 토끼의 가죽에서 추출한 젤라틴 성분으로 만든 아교로 초벌 아교 칠을 한다. 이어 풍화된 조개껍데기를 빻아서 만드는 호분 등을 중탕한 아교 용액과 섞어 바탕 작업을 한다. 동양 채색화의 '아교포수', 호분 밑작업과 비슷하다.
흰 바탕이 완성되면 다시 어두운색 안료를 접착제인 아교 용액과 섞어 유색 바탕지를 만들고 그 위에 점차 밝은색을 올려 나간다. 안료와 아교, 아크릴 물감 등을 적절히 사용해 조금씩 중첩하는 작업을 거친 화면은 오묘한 색감을 보인다.
작가는 붓 자국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무기로 뿌리기도 한다. 이런 작업을 거치면 안료는 비정형의 얼룩으로 캔버스에 붙는다. 일부 작품은 추가로 금분을 칠하거나 금박을 입혀 완성한다.
작가는 이처럼 섬세하고 수고스러운 작업 과정을 선종 불교의 용어 '회광반조(回光返照)'로 설명한다. '빛을 돌이켜 자신에게 비춘다'로 해석되는 이 말은 자신의 본심을 다른 데서 찾지 말고 자신을 돌아보고 찾으라는 뜻이다.
작가는 "매 순간 매일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자신의 행위와 삶을 돌아 비추어보라는 가르침에서 작업 과정은 나 자신을 바탕지 위에 올려다 놓게 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justdust@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돌덩이 넣고 피해자 행세까지 했지만…부메랑 된 '시신 유기' | 연합뉴스
- 베트남 여성, 전신 레깅스 입고 경복궁서 요가…SNS서 논란 | 연합뉴스
- '독버섯' 오재원 방치한 결과는 '대리처방' 무더기 전력 누수 | 연합뉴스
- 한밤중 한라산서 4t 무게 자연석 훔치려다 등산로에 떨어뜨려 | 연합뉴스
- 백종원, 통영 해산물 축제 불편에 사과…"교훈 삼겠다" | 연합뉴스
- '프로포폴 상습 투약' 강남 병원장 수사…아내도 중독으로 숨져 | 연합뉴스
- 스스로 넘어진 음주 오토바이에 뺑소니 오인신고 소동(종합) | 연합뉴스
- '병력난' 호주군, 장기복무 결정 시 4천500만원 일시불 보너스 | 연합뉴스
- [삶-특집] "정규직-비정규직 다니는 길 가로등 밝기 마저 차이 있었다"(종합) | 연합뉴스
- 땅속 송유관 드릴로 구멍 내 석유 180L 훔친 일당 최대 징역6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