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과자 훔쳐" 함께 살던 지인 살해한 20대 남성 징역 16년

대전지법, 방조한 40대 집유

대전지법 © News1 DB

(대전ㆍ충남=뉴스1) 임용우 기자 = 자신의 물건에 손을 댔다는 이유로 동거하던 지인을 살해한 20대 남성과 이를 말리지 않은 40대 남성에게 법원이 각각 실형을 선고했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헌행)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26)에게 징역 16년, 살인방조 혐의를 받은 B씨(40)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19일 자신의 과자를 몰래 가졌다는 이유로 안전화와 철재봉으로 피해자를 수십차례 때리거나 발로 밟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피해자를 병원에 이송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살인에 도움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는 폭행을 당한 후 의식을 잃었다가 잠시 의식을 되찾았으나 이틀 뒤인 12월21일 뇌부종으로 끝내 사망했다.

당시 A씨와 B씨는 피해자가 의식을 찾았다가 다시 잠에 빠지고 코를 심하게 고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으나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고 방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이 이뤄졌던 방 벽면에 피해자의 혈흔이 묻어 있었다.

피해자와 A씨는 2020년 7월부터 함께 거주한 사이였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피해자가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음식을 먹지 못하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장 176㎝에 체중 120㎏였던 A씨에게 제압돼 피해자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 통제 등으로 영양섭취 부족 상태였던 피해자는 사망 당시 165㎝에 38㎏에 불과했다.

더욱이 방 안에 CCTV를 설치해 피해자의 행동을 감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수 개월 전부터 피해자를 폭행하고 음식을 주지 않는 등 가혹행위를 이어오다 몰래 음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흉기를 사용해 무차별 가격한 후 쓰러진 피해자를 2일 동안 방치했다”며 “그런데도 살인의 범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고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판시했다.

wine_sk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