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기대보다 짧았던 슈퍼사이클.."삼성·TSMC, 돈 너무 썼나"

황민규 기자 2022. 7. 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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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내내 최대의 수혜주로 각광받으며 분기마다 실적 잔치를 벌였던 반도체 기업들이 오히려 과잉투자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이후 자동차용 반도체를 비롯해 모바일, PC용 반도체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고 언택트 수요 등으로 클라우드를 비롯한 원격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서버용 칩 시장 역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의 핵심 매출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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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반도체 기업 설비투자 73% 늘어
팬데믹 끝나가며 수요도 급감 추세
"2024년경부터 공급과잉 우려도 제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내내 최대의 수혜주로 각광받으며 분기마다 실적 잔치를 벌였던 반도체 기업들이 오히려 과잉투자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팬데믹 국면이 끝나자마자 PC를 비롯한 주요 매출처 수요가 줄기 시작하면서 최근 2년간 ‘웃돈’까지 주며 프리미엄을 제안하던 고객사들의 태도도 달라졌다는 전언이다.

10일(현지 시각)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인 삼성전자와 최대의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 인텔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팬데믹 기간동안 920억달러(한화 약 120조원)에 설투자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팬데믹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19년에 비해 73%나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기업들에게 신규 설비투자는 양날의 검이다. 첨단 반도체 생산라인 하나를 짓는데 드는 비용이 최소 10조원 이상이 소요될 뿐 아니라 1년에 드는 유지비용도 막대한 수준이다. 시장이 호황일 때는 생산능력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천문적학적인 규모에 달하지만, 반대로 시장이 불황일 때에는 막대한 유지비용에 따라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이후 자동차용 반도체를 비롯해 모바일, PC용 반도체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고 언택트 수요 등으로 클라우드를 비롯한 원격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서버용 칩 시장 역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의 핵심 매출처가 됐다. 일부 고객사들은 웃돈을 얹어가면서까지 칩 확보에 사활을 걸기도 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하지만 팬데믹 국면이 저물기 시작하면서 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됐다. 한동안 고공행진하던 D램의 경우 올해 3분기 수요 부진으로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지난달말까지 오름세를 이어갔던 낸드플래시 역시 3분기에는 보합세 또는 최대 5%의 하락폭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PC를 비롯한 주요 전자제품 수요가 기대 이하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인텔, AMD 등 중앙처리장치(CPU) 기업들도 출하량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내려잡는 분위기다. 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 기간에 ‘슈퍼스타’로 떠오른 반도체 기업들이 갑작스러운 수요 감소로 시장이 정상화되면서 슈퍼사이클을 예상하면서 투자한 설비들에 대한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반도체 기업이 설비투자를 단행할 경우 실제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다른 산업보다 오랜 주기가 걸린다. 가령 2021년에 투자한 반도체용 웨이퍼 식각장비가 실제 생산라인에 적용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는 거의 1년이 소요되기도 한다.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가 수요 대비 공급을 과도하게 높일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의 자료를 인용해 2020년과 2021년 사이 이뤄진 신규 설비 34건이 2022년부터 각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라인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며, 2024년까지 대략 58개의 신규 설비가 생산라인에서 새롭게 가동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추세를 종합하면 2024년 말을 기준으로 현재보다 반도체 생산성이 최대 40%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칩 수요 상승세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대형 기업 간 투자 경쟁으로 인해 앞으로는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국내 대형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벌써부터 공급과잉을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상황 여부에 따라 수요에 변동성이 생길만한 상황이 있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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