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내일 시행..수익률 반전 가능할까

강수윤 2022. 7. 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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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부진한 수익률 TDF서 자금 이탈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오는 12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되는 가운데 국내외 주식시장 급락으로 퇴직연금 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선택한 상품으로 적립금을 자동 투자하도록 하는 제도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퇴직연금 클래스로 분류된 펀드에서 최근 일주일간 1154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최근 한 달간 유출된 자금 규모도 2274억원에 달했다.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타깃데이트펀드(TDF)에서도 일주일새 100억원의 자금이 빠졌다. TDF는 은퇴 예상 시기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면 주식과 채권 투자 비율을 가입자의 연령대에 맞춰 조절해주는 펀드다.

퇴직연금 펀드는 상반기 전체로는 자금이 1조164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달 1일 기준 퇴직연금펀드는 설정액은 24조942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1조5741억원) 보다 3조3685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TDF 설정액도 5조4620억원에서 8조777억원으로 2조6157억원 늘어났다. 올 들어 TDF에는 3조4819억원이 유입됐다.

TDF 상품 가운데 연초 이후 '흥국퇴직연금멀티증권자투자신탁4[채권]'에서 436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어 '키움파이어니어ESG증권자투자신탁 1[채권]'(-360억원), '미래에셋퇴직플랜글로벌다이나믹증권자투자신탁1(채권)'(-192억원), '한국투자퇴직연금증권자투자신탁1(국공채)'(-175억원) 등도 자금이 빠져나갔다.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최근 한 달간 -4.65%, 3개월간 -8.64%, 연초 이후로는 -12.57%에 달했다. TDF 수익률도 최근 한 달간 -4.94%, 3개월간-9.87%, 올 들어 -14.43% 등으로 수익률이 부진했다.

올 들어 TDF 수익률은 '삼성한국형TDF2050증권투자신탁H[주식혼합-재간접형]C-P'(-20.40%), '키움키워드림TDF2050증권투자신탁 1[혼합-재간접형]C'(-18.16%), 'KB온국민TDF2050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C-P(-17.66%), '한국투자TDF알아서2045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C-R(-17.18%), '교보악사평생든든TDF2045증권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ClassC-Re(퇴직연금)'(-16.31%) 등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진한 수익률에 지친 투자자들이 퇴직연금 펀드와 TDF에서 자금을 뺀 것으로 분석된다. 퇴직연금 자금이 TDF로 몰리지 않는 이유는 연 3% 의 시중은행 예금 금리만큼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운용업계에서는 이번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은행 예금에 묶여 있던 퇴직연금의 상당분이 투자상품으로 이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퇴직연금 선진국인 미국의 사례를 볼 때 국내도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과 함께 TDF 시장 성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TDF 수익률이 많이 빠졌다. 퇴직연금 자금은 20~30년 운용하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면서 "디폴트옵션이 시행되면 미국이나 해외 선진국처럼 수익률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퇴직연금 관련 상품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할 것이다. 12일부터 시행 예정인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와 관련해 활용도가 높은 TDF와 EMP 등의 상품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높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TDF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KB자산운용은 최근 'KB온국민' TDF 시리즈의 운용 수수료를 기존 대비 10%씩 낮췄다. 인하 후 총 보수는 연 0.36~0.61%다. 다만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사 등은 아직까지 보수 인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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