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美겨냥.."동남아, 강대국의 '체스말' 되지 말아야"

김예슬 기자 2022. 7. 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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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아시아 국가에게 강대국의 '체스 말'로 사용되는 것을 경계하라고 경고했다.

미·중이 동남아시아 지역의 패권을 놓고 외교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장 중인 미국을 의식한 발언도 내놨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이 동남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놓고 경쟁하고 있어, 동남아 국가들이 받는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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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났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아시아 국가에게 강대국의 '체스 말'로 사용되는 것을 경계하라고 경고했다. 미·중이 동남아시아 지역의 패권을 놓고 외교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책 연설에서 "지정학적 요인에 의해 재편될 위험이 있는 지역 국가들은 강대국에 의해 체스 말로 사용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여러 국가가 한쪽 편을 들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며 "우리는 지정학적 계산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지역의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장 중인 미국을 의식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상대방을 적대시하거나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합법적인 권리와 이익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만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왜곡하고 공허하게 함으로써 중국의 발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남아는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오랫동안 주요 강대국들의 지정학적 마찰이 이뤄진 지역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이 동남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놓고 경쟁하고 있어, 동남아 국가들이 받는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왕 부장은 지난 5일 직접 태국을 찾아가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만나 회담을 열고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아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왕 부장의 태국 방문 직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태국을 방문했다.

필리핀도 미국과 중국의 구애를 받고 있다.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이 지난달 30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봉봉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왕 부장은 다시 필리핀을 방문했다. 지난달에는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필리핀을 찾았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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