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골드버그 신임 美대사, '서울퀴어 축제' 참가해 연설한다

안정훈,박홍주 2022. 7. 1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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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며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0일 부임한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오는 16일 열리는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한다. 골드버그 대사가 입국한 지 1주일 만이다. 성 소수자 행사에 참석하는 그를 향해 '동성애자'라며 부임 반대 의사를 밝혀온 보수단체들의 반발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주한 미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골드버그 대사는 16일 오전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퀴어 축제에 참석해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해당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탓에 지난 2019년을 마지막으로 열리지 못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힘입어 3년 만에 부활했다. 이전 행사 때는 마크 리퍼트, 해리 해리스 등 여러 주한 미국 대사들도 참여한 바 있다.

골드버그 대사가 이렇게 열의를 보이는 데에는 한국 사회에 성소수자 권익 보호 의지를 뚜렷하게 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 대사가 취임 직후 퀴어축제에 참석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골드버그 대사가 한국 사회에 던질 주요 메시지가 '성 소수자 권익 보호'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골드버그 대사의 거침없는 행보가 일부 국내 보수단체들과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당 단체들은 이미 골드버그 대사가 입국하기 전부터 그가 성 소수자라며 부임 반대 집회를 연일 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한 미국대사관이 "신임 대사와 별개로 성 소수자들을 향한 차별에 맞서겠다"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대사 경호를 담당할 경찰 측에선 과거 리퍼트 전 대사 피습 사건 등을 상기하며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리퍼트 전 대사는 지난 2015년 서울 도심에서 열린 한 모임 자리에서 반미 성향 문화단체 대표에게 커터칼로 얼굴을 공격당한 바 있다. 특히 행사 당일 오후에는 서울광장 근처에서 퀴어축제 반대집회가 열릴 예정이라 경찰 측에선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 대응방안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서울광장 인근에선 서울퀴어 축제 참석자와 반대 집회 참석자 4~5만여 명이 동시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코로나 시국 이후 최대 규모의 집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청 인근 곳곳에서도 보수 기독교 단체들의 주최로 50~300여 명 단위의 집회가 산발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퀴어문화축제 참가자 측에서 그간 코로나19로 억눌린 심리에 돌발행동이 터져나올 수 있고, 보수단체도 대규모 반대 집회를 예고한 만큼 양쪽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축제에는 골드버그 대사를 포함해 캐나다, 뉴질랜드 등 약 15개국의 대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중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는 현재 동성 배우자와 국내에서 생활하고 있다.

[안정훈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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