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국 옛말" 일상 파고든 마약범죄..경찰, 하반기 집중 단속
“하루가 멀다하고 마약 범죄 관련 뉴스가 나오는 것 같아요.” 직장인 김모씨(29)는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최근 발생한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흥주점에서 술자리를 가진 30대 여성 종업원과 20대 남성 손님이 연이어 사망한 사건으로, 숨진 남성의 차량에서 메스암페타민(필로폰)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됐다. 김씨는 “유흥주점이나 클럽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마약 관련 범죄가 만연한 것 같다”고 했다.
마약 범죄의 확산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마약류 사범 집중단속을 벌여 검거한 인원은 3033명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검거된 인원(2626명)보다 15.5%나 증가한 수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년간 진행한 ‘하수역학 기반 신종·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에서도 전국 27개 대규모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 엑스터시는 21곳, 암페타민은 17곳, 코카인은 4곳에서 나왔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마약 관련 은어를 검색하자 판매 정보를 담은 글이 쉽게 발견됐다.
경찰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간 이동 제약, 항공편 중단 등으로 마약류 국내 밀반입 여건이 나빠졌지만 오히려 수법은 다변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대면 거래 수단인 SNS·인터넷 등을 이용한 마약사범은 지난해 같은 기간(3월~5월)에 비해 31.6% 증가했다. 경찰은 기존 마약 밀수출국으로 알려진 동남아, 중남미 외에 북미, 유럽에서 들어오는 양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올 하반기 마약사범 집중단속을 벌인다. 해외 체류 중인 재외국민과 교포 등을 대상으로 국제마약사범 근절을 위한 특별 신고 기간도 운영한다. 신고 대상은 한국인이 연루된 국제 마약 생산·유통 조직, 한국으로 마약류를 밀반입하는 항공기·선박·국제우편·특송화물 등에 관한 범죄, 그외 한국과 한국인이 연루된 마약류 범죄다. 특별 신고 기간은 7월14일부터 10월31일까지이다.
경찰은 한인회 등을 통해 신고 방법을 홍보하고, 인터폴 전용 통신망을 통해 195개 회원국에 한국 경찰의 특별 신고 기간 운영계획을 공유하는 등 마약범죄 정보를 적극 수집할 계획이다. 특별 신고 기간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국내 수사를 강화하고 해외 한국인 마약사범도 적극적으로 검거·송환할 방침이다. 외국 경찰의 마약 사건 수사도 적극 공조한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최근 신종 물질이 마약류 대용으로 유통되는 사례가 발견됨에 따라 오남용 가능성 큰 물질에 대해 식약처에 임시 마약류 지정을 요청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기택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장은 “마약은 제조·유통 과정에서 국가간 이동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국경 없는 범죄”라며 “국제공조는 물론 시민 신고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 열광시킨 ‘수학천재’ 소녀 씁쓸한 결말
- 한양대와 숙대 교수들도 “윤 대통령 즉각 퇴진”…줄 잇는 대학가 시국선언
- [종합] 과즙세연♥김하온 열애설에 분노 폭발? “16억 태우고 칼 차단” 울분
- 여당 조차 “특검 수용은 나와야 상황 반전”···정국 분기점 될 윤 대통령 ‘무제한 문답’
- ‘킥라니’ 사라지나…서울시 ‘전동킥보드 없는 거리’ 전국 최초로 지정한다
- 추경호 “대통령실 다녀왔다···일찍 하시라 건의해 대통령 회견 결심”
- “사모가 윤상현에 전화 했지?” “네”···민주당, 명태균 음성 추가 공개
- ‘명태균 늑장 수사’ 검찰, 수사팀 11명으로 대폭 증원…특검 여론 차단 꼼수 논란
- [이기수 칼럼] 저항은 시작됐다
- 마약 상태로 차량 2대 들이 받고 “신경안정제 복용” 거짓말…차에서 ‘대마’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