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명 울린 세 모녀 촉발 '전세사기' 근절한다..대검 "구속수사 원칙"(종합)
일선청 대응 검토 문제점 보완..필요시 합수단 등 검토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검찰이 서민을 울리는 전세사기를 뿌리뽑기 위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최근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 건수와 피해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금까지 전세사기의 경우 '민사'로 취급돼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대검은 11일 전세보증금 사기범죄와 관련해 기망수법이 계획적이고 적극적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구속수사를 하도록 하는 등 엄정 대응방안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사 및 공판과정에서 피해자가 전세금을 마련한 경위와 전세금이 피해자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피해회복 여부 등 구체적 양형사유을 수집·제출하고 죄에 상응한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항소하라고 지시했다. 은닉재산 추적을 통한 피해회복 지원 방침도 내려보냈다.
대검은 "전세보증금 사기는 대표적 서민주거지인 빌라를 대상으로 발생하고 있어 피해자가 주로 서민과 청년인 경우가 많다"며 "사실상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과 삶의 터전인 주거지를 상실하게 되어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피해를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검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서울보증보험(SGI)에 접수된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는 8130건으로, 총액 1조6000억원 상당에 이른다. 이중 전세보증금 3억원 이하 건수는 89%를 차지한다.
'갭투자' 전세보증금 사기로 최근 기소된 이른바 '세 모녀 전세사기' 사건이 대표적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세 모녀' 가운데 모친 김모씨(57)를 지난달 말 사기와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 사건은 분양대행업자와 무자본 갭투자자들이 계획적으로 신축빌라 등 다세대 주택의 취득가보다 큰 금액으로 전세금을 정해 세입자에게 임대하는, 이른바 '깡통전세'를 발생시킨 사례다.
김씨는 서울시 일대에 수백 채의 빌라를 소유하면서 임차인 136명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 298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김씨가 취득한 빌라를 명의신탁약정에 의해 본인들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한 딸 2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경찰은 피해자 51명 대상 사기 및 부동산실명법위반으로 세 모녀만 불구속 송치했으나, 검찰은 무자본갭투자자 김씨와 분양대행업자들 사이의 조직적 공모관계를 밝혀내 피해자 85명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 사건 외에도 검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낸 사례 중에는 등기부상 거래가액을 부풀린 뒤 세입자에게 이를 실거래가인 것처럼 속여 실거래가보다 높은 전세금을 받은 사건(인천지검)이나 건물주들로부터 월세계약을 체결할 권한만 받았음에도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약 50억원대의 전세금을 착복한 사건(수원지검 안산지청)도 있었다.
그간 전세사기의 경우 민사와 형사의 경계선에 있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형사상 사기로 봐야 할지 개인 간의 계약자유 원칙 내에 있다고 봐야 할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적절한 형사처벌이 이뤄지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대검의 대응은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강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검 관계자는 이번 대응과 관련해 "전세보증금 사기 관련 나쁜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들을 위축시키게 하는 부분도 있고 형사(로 대응할 수 있는) 명확한 부분에 대해선 강하게 대처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은 5억원 이상의 경제범죄에 대해서만 직접 수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직접수사를 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다.
대검 관계자는 "통상 전세보증금 사기 규모가 3억원 이하 사건이 많다"며 "검찰의 직접수사 요건이 5억원이 기준인 만큼 세모녀 사건처럼 경찰이 먼저 수사하고 검찰이 송치를 받아 수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검은 일단 이번에 내린 엄정 대응 지시를 바탕으로 일선청에서 겪는 문제점을 파악한 뒤 필요한 부분은 보완에 나갈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과 같은 형태의 합수단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sewry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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