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2만명대 6차 대유행 초입.. "PCR 검사 수 빠르게 늘려야"

최정석 기자 2022. 7. 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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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확진자 2만명..지난 주말보다 2배 늘어
백신 및 자연면역 감소에 BA.5 확산 겹친 탓
"하루 PCR 검사 역량 80만건 총동원 준비해야"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컨테이너 등 시설들이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지난 주말 이틀 연속 2만명을 넘겼다. 2만명대 확진자 수는 지난 5월 25일(2만3945명) 이후 46일 만이다. 그간 감소세였던 확진자 발생 규모가 증가세로 뒤집히면서 곧 ‘6차 대유행’이 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만, 정부는 백신 4차 접종 독려 이외엔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전자증폭(PCR)검사 건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파력이 강하고 면역회피성이 높은 BA.5 등의 신종변이가 국내에서 우세종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검사수를 늘려 확진자를 빠르게 판별해 자가격리시켜야 대규모 유행을 억누를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체계에선 60세 이상 고위험군 등만 PCR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틀 연속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가 2만명대를 기록한 지난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유행 증가세 전환에 확진자 수 ‘더블링’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만2693명이다. 지난주 같은 요일(4일, 6249명)보다 2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1주일 단위로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주말 확진자 수도 일주일 사이 2배가량 늘어 2만명대로 올라섰다. 토요일 확진자 수는 1.89배(2일 1만712명→9일 2만286명), 일요일 확진자 수는 1.96배(3일 1만362명→10일 2만410명) 증가했다.

정부도 유행 상황이 증가세로 뒤집혔다는 걸 공식화한 상황이다. 지난 8일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감염재생산지수가 최근 매주 증가해 지난주(6월 5주 차)에는 1.05가 됐다”며 “코로나가 다시 확산국면으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8일 오후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체 전장 분석시스템'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분석, 오미크론 등 변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기존 면역 저하에 BA.5 확산 겹치며 재유행 위험↑

코로나 재유행의 주요 원인으로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5의 국내 확산이 꼽힌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6월 2주 차 당시 1.4%에 불과했던 BA.5 검출률은 6월 5주 차 들어 28.2%까지 늘어났다. ‘스텔스 오미크론’이라 불린 BA.2가 원조 오미크론(BA.1)보다 감염력이 30% 이상 강한데, BA.5의 전파력은 BA.2보다도 35.1% 빠르다는 보고가 있다.

여기에 백신 접종, 코로나 감염으로 생긴 면역력이 최근 감소하면서 재유행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올해 초 3차 접종과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어느 정도 면역력이 형성됐지만, 그 유효기간은 4~6개월 정도였다”라며 “시기상 6~7월 재유행 가능성이 컸던 가운데 BA.5까지 퍼지면서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4차 접종 대상을 50세 이상까지 늘리는 등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것을 대응책으로 고려 중이다. 다만 접종 독려에 국민이 호응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지난 4월 21일부터 60세 이상 연령층 대상으로 4차 접종이 시작됐는데, 현재까지 접종률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13일 서울역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사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PCR 검사 늘려 확진자 빠르게 걸러내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오미크론 유행 정점 이후 계속 줄여왔던 PCR검사 건수를 다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파력이 매우 빠른 BA.5가 곧 국내 우세종화하면서 확진자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확진자를 빨리 가려내 자가격리조치해야 확산 규모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교수는 “현재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 대상으로만 PCR검사가 무료인데, 지금이라도 검사 대상과 검사 건수를 늘려야 한다”며 “민생경제 타격을 고려해 거리두기가 아닌 다른 방법들을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던 지난 3월 3주 차 당시 PCR검사 수는 약 337만건이었으나, 7월 1주차 들어 34만건으로 감소했다. 하루 5만건 정도의 PCR검사만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2월 218개소까지 있었던 전국 임시선별검사소는 이날 기준 3개소로 줄어들었다. PCR검사 역량을 확보하려면 검사소 수를 크게 늘려야 한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BA.5의 강한 전파력을 생각하면 지금도 지역사회에 수많은 감염자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일전에 정부가 하루 최대 PCR검사 역량이 80만건이라 발표했는데, 이를 총동원할 준비를 갖춰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를 열고 4차 접종 대상 연령 확대, 7일 격리 의무 유지 등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의무격리 기간이 5일로 주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으나, 확진자 수가 늘면서 7일 조치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오는 13일 오전 11시 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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