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면 쏟아지는 총기 제조법..'테러 무방비'

이소현 2022. 7. 1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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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67)가 사제 총기 테러로 사망하자 국내에서도 불법 총기류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범인은 인터넷에서 부품을 구매한 후 가로 약 40센티미터(㎝), 세로 약 20㎝의 크기 목제 판에 2개의 금속제 원통을 테이프로 묶어 고정한 산탄 발사 총기를 만들어 범행을 저질렀다.

해외에서 불법으로 총기를 수입하거나 인터넷으로 사제 총기 제조법을 쉽게 검색할 수 있어, 한국도 더 이상 총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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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몰에서 파는 재료로 쉽게 사제총 제작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67)가 사제 총기 테러로 사망하자 국내에서도 불법 총기류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범인은 인터넷에서 부품을 구매한 후 가로 약 40센티미터(㎝), 세로 약 20㎝의 크기 목제 판에 2개의 금속제 원통을 테이프로 묶어 고정한 산탄 발사 총기를 만들어 범행을 저질렀다. 해외에서 불법으로 총기를 수입하거나 인터넷으로 사제 총기 제조법을 쉽게 검색할 수 있어, 한국도 더 이상 총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나온다.

인터넷에 총기 설계도면 등을 영어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이미지 중 하나.


사제 총기는 정식 절차로 구매 및 등록하지 않고 개인이 직접 만든 총기를 뜻한다. 국내에선 총기류를 직접 제작하거나 정식 절차를 통해 구입하지 않고 등록 신고를 하지 않으면 3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하지만 외국에 서버를 둔 사이트나 유튜브에 영어로 총기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한 총기 제작 영상이나 3D 프린터 총기 설계도를 찾을 수 있어 관련 범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해당 키워드를 입력해 나오는 5분 길이의 총기 DIY(Do It Yourself) 유튜브 영상에서는 총알 없는 총기를 만드는 방법도 안내하고 있다. 필요한 재료는 쇠파이프, 쇠막대 2개, 나사, 불꽃놀이용 폭죽 화약 등으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용접기와 절삭 공구 등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라면 손쉽게 무기를 만들 수 있다. ‘유령총(고스트 건)’ 제작 영상도 있다. 고스트 건은 사용자가 부품을 따로 사서 만들어 총 성능은 갖췄지만, 총기 번호는 없고 금속탐지가 불가능해 미국 정부의 추적이 어려운 총기를 가리킨다. 3D 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다면 총기 도면을 온라인에서 내려받아 총기를 만들 수도 있다. 

해외 배송 등을 통해 총기 부품을 입수한 뒤 유튜브 영상 등을 보고 조립하는 방법도 있다.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도 필요 없다. 지난해 6월 부산에서는 이 같은 방식으로 고스트 건을 제작해 사고판 일당 7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들은 미국 총기 사이트에서 부품을 주문하고 자동차나 장난감 부품으로 허위 신고해 수입 통관 절차를 통과했다. 이후 인터넷 동영상을 참고해 부품을 결합하고 총기를 만들어 한 정당 약 300만원에 총기 세 정을 판매했다.

총기 뿐 아니라 폭탄 제조 방법도 무분별하게 공유되고 있다. 별다른 폭발물 제조기가 없어도 시중에 판매하는 물품들로 제작 가능한 수준이다. 성냥갑, 성냥개비, 마찰면, 공업용 테이프 등으로만 폭발물을 만드는 동영상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 부산에서는 40대 남성 A씨가 부탄가스로 만든 사제폭탄을 터트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지난 5월 불법무기 집중 단속기간에 2044건의 게시물에 대해 삭제 및 차단 조치를 취했지만, 완전 적발은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정보가 대부분 해외 사이트에 올라와 단속이 힘들다”며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불법 총기 제조 관련 게시물을 확인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속 차단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총기와 폭탄 등 사제 무기 적발을 위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3D 프린터 설계도 등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어 범죄 위험이 높아졌다”며 “국내 구매나 해외 직구로 부품을 따로 사와 총기나 폭탄을 조립해 범행하는 사례도 많아지는데 현행법만으로는 통제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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