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같은 野, 野 같은 與..원구성 '42일째', 국회 평균 넘어섰다

이원광 기자 2022. 7. 1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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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달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01차 본회의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여야의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42일째로 접어들었다. 평행선을 달리면서 13~20대 국회 원 구성에 소요됐던 기간 평균치(41.4일)를 넘어섰다.

이달 4일 국회의장단 선출에 전격 합의하면서 국회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으나 거기까지였다. 정권 교체 후에도 '여당 같은 민주당, 야당 같은 국민의힘'의 협상 태도가 원 구성 지연의 핵심 이유로 꼽힌다.

여야 원 구성 협상 42일째…13~20대 국회 '평균' 넘어섰다

여야는 11일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상호 간 '양보안'을 촉구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달린다. 이로써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은 이날 기준 42일째로 접어들었다. 지난 5월 29일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과 각 상임위원장 및 위원들의 임기가 종료됐다.

13~20대 국회 원 구성에 쓰였던 평균 기간을 넘어서는 수치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13~20대 전·후반기 국회 임기 시작 후 각 상임위 구성까지 평균 소요 기간은 41.4일로 조사됐다. 21대 후반기 국회(현재 기준 42일)보다 상임위 구성까지 소요 기간이 길었던 경우는 △14대 전반기(125일) △15대 후반기(79일) △18대 전반기(88일) △20대 후반기(57일) 등 4차례에 불과했다.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최고위원들과 함께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여당 같은 야당, 야당 같은 여당

정국 운영의 키를 내어주지 않으려는 민주당과 집권당이 되고도 대화와 양보에 미온적인 국민의힘의 태도가 원 구성 지연의 핵심 이유로 꼽힌다. 실제 여야는 협상 초반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두고 허송세월을 보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7월 김기현·윤호중 전 원내대표 간 합의 이행을, 민주당은 후반기 원구성 협상 주체의 원점 논의를 주장하며 맞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4일 "하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으나 이번엔 사개특위(사법개혁특별위원회) 논쟁 등이 원 구성을 가로막았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4월 양당 원내대표 간 합의의 후속 조치로 사개특위를 정상 출범하고자 했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 구성에 검수완박 끼워팔기"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이 이달 4일 의원총회를 거쳐 김진표 신임 국회의장 등 국회의장단 선출에 합의하면서 국회 정상화의 기대를 높였으나 △주요 상임위 배분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조정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일반 상임위원회 전환 등으로 넓어진 전선에서 여야 모두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협상 태도를 일관한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국회는 개점휴업…'유탄' 맞은 민생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국회 개점휴업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한 정책조차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기름값 정상화'를 위한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여야는 고물가·고유가 대책으로 유류세를 구성하는 교통세의 법정세금(휘발유 기준 리터당 475원)에 대한 조정범위를 현행 30%에서 50%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산술적으로 교통세를 237원대 수준으로 낮춘다는 구상인데 국회 개점휴업 상태로 논의가 나아가지 못한다.

쟁점 사안은 여야 이견의 폭을 확인할 공간조차 없다. 국민의힘은 "'누더기 세제'를 정상화하겠다"며 조세특례제한법 및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을 공언했다.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에서 '7대 긴급 민생입법'으로 화물차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및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나 여야 논의는 이뤄지지 않는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 편의점에 마요네즈가 진열돼있다. 원부자재 고물가를 견디지 못한 식품 업체들도 무더기 가격 인상에 나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로 오뚜기는 편의점가 기준 골드마요네스 300g을 3800원에서 4200원(10.5%)으로, 국수 소면 900g을 4300원에서 4800원(11.6%)으로, 국수중면 500g을 2000원에서 2250원(12.5%)으로 인상한다. 사조는 해표 카놀라유 가격을 2400원에서 2900원으로(20.8%), 압착올리브유 가격을 4500원에서 5300원으로(17.7%) 올린다. / 사진제공=뉴시스

'급해진' 국민의힘, '반전 시도' 민주당…국회 정상화 물꼬 틀까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부침 현상을 계기로 여야의 협상 기조에 변화가 시작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급해진 국민의힘이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민생 드라이브'를 걸고 민주당 역시 잇따른 선거 패배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원내 1당으로서 국회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의 대승적 결단으로 국회의장단이 선출됐다"고 강조하며 "국회와 정부가 불합리한 세제 개편에 나서도록 민주당이 원 구성을 위해 조속히 결단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원구성 협상이 의도적인 지연술로 인해 전혀 진전이 없다"며 "오늘 중 타결되지 않는다면 국회의장께 시급한 민생 처리를 위한 민생특별위원회와 함께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구성에 착수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1일 리얼미터 주간 여론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 이달 4~8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25명 조사, 표본오차 95%·신뢰수준 ±2.0%p, 유(3%)·무선(97%) 자동응답, 자세한 사항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전주 대비 7.4%p(포인트) 낮은 37.0%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6.8%p 높아진 57.0%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1.8%, 국민의힘 40.9%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차 민선 8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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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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