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원숭이두창 진단키트 앞다퉈 개발 끝냈지만..'상용화 복병 많네'

박정연 기자 2022. 7. 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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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이달 중순 급격히 확산하는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 진단업계가 연이어 진단키트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진단키트 제조업계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때처럼 이번 원숭이두창에도 선제적으로 시장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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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세 약하고 증상 뚜렷, 환자 적어 임상 난항.."원숭이두창 진단키트 수요 폭증 않을 것"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표시한 테스트기.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달 중순 급격히 확산하는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 진단업계가 연이어 진단키트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진단키트 제조업계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때처럼 이번 원숭이두창에도 선제적으로 시장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의 경우 임상 증상이 뚜렷해 진단키트가 필요없고 아직 확산세가 거세지 않다며 진단키트 수요가 예상외로 급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기업인 진스랩,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씨젠, 바이오니아, 휴마시스 등은 원숭이두창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 개발을 이미 마쳤다. 이밖에 에스디바이오센서, 수젠텍, 휴마시스, 피씨엘 등도 원숭이두창 분자진단 제품 개발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씨젠은 독자적인 인공지능(AI) 기반 시약개발 자동화 시스템을 사용해 90분만에 원숭이두창을 판별하는 제품을 개발했다. 녹십자홀딩스(GC)의 자회사인 진스랩은 자체 생산 효소를 활용해 70분 내에 판별이 가능한 진단키트 제품을 내놨다. 시선바이오는 검체채취 후 60분 이내에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했다. 씨젠 관계자는 “세계적인 확산 추세를 억제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신속하게 개발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진단키트 기업들이 이처럼 앞다퉈 원숭이두창 진단키트를 내놓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처럼 진단키트 수요가 크게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기호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은 피부병변이 뚜렷하고 밀접접촉이 아니면 전파력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며 “무증상 간접접촉으로 감염이 가능한 코로나19와 달리 감염자의 관리 및 통제가 원활하기 때문에 대규모 전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의 경우 간접접촉자들에게 선제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하면서 진단키트 수요가 발생했는데, 이같은 특성을 가진 원숭이두창에 대해선 전수검사와 같은 방역대책을 세우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 원숭이두창 진단키트가 개발은 끝났지만 상용화되는 데 변수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직 진단키트의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까지 완료한 국내 기업은 없기 때문이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진단키트가 실제 현장에서 쓰이기 위해선 임상시험을 통해 성능을 검증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확진자가 1명에 불과한 만큼 임상시험 참여자를 모집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한 현재 원숭이두창은 아시아 국가에서는 확진자가 많지 않은 상황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긴급사용승인을 내릴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8일 기준 원숭이두창 전 세계 확진자는 9069명이다.  스페인(2034명), 영국(1553명), 독일(1490명), 미국(790명) 순으로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다. 한국에선 지난달 22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가 입원 16일만에 완치 판정을 받고 7일 퇴원했다.

오늘(11일)부터는 국내 원숭이두창 진단검사 실시 기관이 기존 질병관리청에서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으로 확대됐다. 정부는 지역사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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