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머스크에 "합의대로 인수해라"..실익은 '글쎄'

장영은 2022. 7. 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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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SNS) 트위터 인수 의사를 철회하면서 양측은 법정 다툼에 들어가게 됐다.

트위터는 머스크에 당초 합의한대로 인수 계약을 이행하라라고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지만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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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440억달러(57조원) 규모 트위터 인수 파기
트위터 "합의대로 계약 체결해야" 법적 대응 예고
법적다툼서 트위터 유리해 보이지만 인수 강제 못해
"인수가격 인하나 위약금 지불로 끝날 가능성 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SNS) 트위터 인수 의사를 철회하면서 양측은 법정 다툼에 들어가게 됐다. 트위터는 머스크에 당초 합의한대로 인수 계약을 이행하라라고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지만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사진= AFP)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위터는 지난 8일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파기하겠다고 밝힌 후, 머스크가 합의된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송을 델라웨어주 법원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위터는 이날 머스크에 대한 소송을 담당할 변호인단을 꾸렸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기업 합병법 전문 대형로펌기업 합병법 전문 대형로펌 왁텔·립턴·로즌&캐츠(WLRK)가 트위터측을 대리한다. WLRK는 2018년 머스크가 테슬라의 비상장사 전환을 검토했을 때와 2019년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진행했을 때 법률자문을 맡은 바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여러 면에서 합병 계약을 위반했다면서 인수 계약을 파기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트위터가 가짜계정(스팸봇)의 수치를 정확하게 제시하지 않았고, 자신의 동의 없이 고용을 동결하고 정리해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법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제시한 근거가 인수를 철회할만한 정당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고 WSJ은 전했다. 트위터측이 제시한 데이터가 부정확하다는 점이 명확치 않고, 기업가치에 극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소송전에서 트위터가 머스크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해도 원하는 바를 얻기는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위터가 이번 소송에서 이긴다고 해도 머스크가 회사를 사도록 강요하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지적이다.

조하 고센 콜롬비아 로스쿨 교수는 “판결 후에도 머스크가 (트위터를) 사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며 “그에게 트위터를 사도록 강요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사지 않는다고 해서 감옥에 넣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AFP)

머스크가 트위터와 인수 합의 계약시 동의한 ‘특정 이행’ 조항을 적용해 법원이 인수를 계속할 것을 명령한 사례가 있기는 했으나, 대부분 작은 규모의 거래였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금액은 주당 54.2달러, 총 440억달러(약 57조원)에 이르는 ‘빅딜’이다. 매수자가 인수 의사를 철회한 거래와 관련한 법적 분쟁은 인수가격을 낮추거나 위약금 등의 일회성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선에서 끝난 경우가 많았다고 WSJ은 덧붙였다. 머스크와 트위터 간 인수계약서에 따르면 인수 철회 시 위약금은 최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다.

현재 디지털 광고 시장의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소송 리스크는 트위터에 부담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심화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트위터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디지털 광고 시장의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인수 건을 계기로 광고주들이 트위터의 가짜계정 문제를 인식하게 된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짜계정은 트위터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회사측이 제시한 수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광고 매출에 타격이 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장영은 (bluera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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