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러 파이프라인 열흘간 유지보수 작업..유럽, 중단 연장될까 불안

정윤미 기자 2022. 7. 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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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러, 정비 기간 연장해 공급 중단 장기화할 가능성 대비 필요"
러, 가스 공급 중단 시..서유럽, 일자리 비롯 경기 침체 가능성↑
독일 동북부 루브민 소재 노르드스트림1 파이프라인 모습 2011.11.08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러시아가 11일(현지시간) 독일로 향하는 최대 파이프라인 노르트스트림1 정비로 가스 공급을 중단한 가운데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중단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이 연장되면 국제 유가는 필연적으로 상승해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 경제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당장 올겨울 난방에 필요한 연료 부족으로 국민들이 혹한의 추위에 내몰릴 공산이 크다.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은 이날부터 21일까지 열흘간 노르트스트림1 유지보수 정비에 들어갔다. 노르드스트림1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단일 파이프라인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매년 550억입방미터(㎥)의 러시아산 가스가 독일로 운반된다.

앞서 가스프롬은 지난달 15일 독일 가스터빈 제조업체 지멘스의 가스송출설비(터빈엔진) 수리 지연에 따라 이 파이프라인 가동 능력을 40%로 감축했다. 지멘스 터빈엔진 3대가 가동 중인 상트페테르부르크 포르토바야 가압기지 역시 가동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장 난 터빈엔진은 지멘스를 대신해 캐나다 소재 모 수리업체에 맡겨졌다. 수리된 터빈엔진 역시 서방의 대러 제재로 러시아 반환이 지연됐으며 캐나다 정부가 지난 주말에서야 대러 제재 확대 방안과 함께 터빈엔진 반환 허용한다는 입장을 말했다.

이 밖에도 러시아는 개전 이래 가스 수입국에게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대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는 일부 국가들에 가스 공급을 완전히 차단했다. 해당 국들은 대체 에너지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럽은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제한하기 위해 예정된 정비 기간을 연장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제한해 오는 11월까지 가스 저장시설의 90%까지 채운다는 유럽의 계획을 방해해 가스 위기를 고조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부 장관은 러시아가 예정된 정비 기간을 넘겨 노르드스트림1을 통해 운반되는 가스 흐름을 중단시킬 가능성에 대해 직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벡 장관은 지난달 말 모 행사에서 "지금까지 보아온 러시아의 행동양식을 미뤄볼 때 정비 중인 파이프라인에서 만약 작고 기술적인 세부 요인이 발견된다면, 그들은 이를 빌미로 더 이상 파이프라인 가동을 할 수 없다는 말을 할 것"이라며 "이는 매우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팀 켈러 독일 가스기업 주쿤프트 상무이사는 "지난 몇 달간 지켜본 한 가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금기를 모른다는 것"이라며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 완전 중단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루오 종치앙 노르웨이 에너지컨설팅업체 리스타드에너지 가스 전문가도 가스프롬이 정비 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정비하는데 통상 10~12일이 걸리는데 그 기간에 추가 결함이 감지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고 필요할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정비 기간 연장이 가능해서다.

다만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가스 공급이 완전 중단될 가능성은 작지만, 가스프롬이 다른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 공급양을 재분배하지 않아서 감축 공급될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가 석유와 가스를 이용해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서구의 주장에 대해 러시아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파이프라인 가동 중단은 정기적이고 예정된 연례 일정으로 아무도 수리를 날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향후 유럽은 유가 상승에 따른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독일 바이에른산업협회(VBW) 자료에 따르면 올 하반기 독일 경제 타격 규모는 약 193억유로(25조498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베르트람 브로사르트 VBW 상무이사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은 독일 내 노동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국내 약 560만개 일자리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가스가격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가스 선물가격은 지난해 7월 이후 400% 이상 올랐다.

롭 제텐 네덜란드 에너지부 장관은 "노르드스트림이 끊기거나 독일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가스를 모두 잃게 되면 그 파장은 북서유럽 전체에서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텐 장관은 러시아 가스 공급이 완전 중단될 경우 네덜란드 북부 흐로닝언 가스전은 이웃 국가들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나치게 가스 생산량을 늘릴 경우 지진 발생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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