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지현 자택까지 쫓아간 유튜버 당원에 "징계처분 엄중 대처"
민주당 근본대처 방안 있나…문자폭탄 주도한 자와 만난다더니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에 한 행태 문제의식 공유, 문자폭탄 좌표찍기 지양해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극성 지지자들의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공격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어린아이에게 입으로 과자를 주는 영상을 아동성추행이라고 주장하면서 박 전 비대위원장의 집까지 쫓아가 이를 생중계한 권리당원까지 등장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당원에 윤리감찰단 조사와 징계처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폭력적 팬덤정치에 대해 오래전부터 비판이 제기됐으나 이렇게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대처하는 것은 뒷북대응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날 한 남성 유튜버가 제가 사는 집이라며, 어떤 주택 앞에 서서 1시간 가량 저를 비난하는 공개 스트리밍 방송을 했다”며 “자신이 민주당 동작갑 권리당원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 남성 유튜버가 “우리 최강욱 의원님께서 딸딸이라고 한 것도 아니고, 짤짤이라고 말했는데 그것을 가지고 성희롱으로 누명을 씌워 6개월 조치를 했잖아요”라며 “영유아 성추행범 박지현씨”라고 말하며, 저와 아기가 함께 있는 사진을 영상에 띄우고 제가 영유아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박 전 위원장은 해당 사진의 아기를 두고 자신이 다닌 교회에서 기저귀도 갈아주고 밥도 먹여주며 사랑으로 돌본 아기와 놀면서 과자로 장난치는 장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위원장은 한 언론이 영상 일부를 캡처해 아동을 성추행했다는 악의적 허위기사를 유포했고, 이를 본 이재명 의원의 지지자들이 '재명이네 마을'을 비롯한 여기저기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기사를 올려놓고 저를 아동 성추행범으로 몰아갔다고 이를 두고 아이에게도, 아이 부모님께도, 저에게도 결코 해서는 안되는 범죄행위라며 선처없이 법적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폭력적 팬덤정치와 관련해 “분열적이고 증오를 부추기는 방식의 소통 방식의 문제가 있다”며 “최근의 한 당원이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에게 보여주었던 모습을 제가 윤리감찰단의 지시를 조사했습니다만 결국은 이것이 터질 것이 터진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는 문제들도 연구과제가 되어야 하겠다”며 “그래도 우리 당원들에게 당을 사랑해주시고 당이 잘 되도록 여러 가지 열성적인 의견을 보내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극단적 소통방식은 지양해주셨으면 하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리겠다”고 밝혔다.
우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수락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문자폭탄을 주도하는 사람들과 만나겠다고 했지만, 이런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민주당은 11일에도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11일 오전 백브리핑에서 박 전 위원장 집에 찾아간 유튜버에 윤리감찰단 조사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 '팬덤정치의 폭력성에 대한 근본적 처방을 어떻게 할 것인가', '우 비대위원장이 문자폭탄을 주도한 사람과 만나기는 했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비대위에서 논의하고 있고,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다시한 번 윤리감찰단의 빠른 조사와 처분을 우상호 위원장이 요청했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문자폭탄, 언어폭력, 특정 정치인 신변 공격하는 방식으로의 모습은 지양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주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당원들과 소통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문자폭탄 대신에 권리당원들이 당 지도부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당원청원제 시스템을 온라인플랫폼으로 만들겠다”며 “문자폭탄이나 좌표를 찍는 행위는 앞으로도 지양돼야 하고, 이 부분에 대해 여러 사례 공유 통해 우리 내부에서 더불어민주당 당원들과 같이 공감대 형성할 수 있는 노력을 앞으로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좌표찍기라고 보느냐는 질의에 신 대변인은 “포괄적인 얘기를 드린 것”이라며 “박 전 위원장의 신변의 위협이나 유튜버 행태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의 지지자에 대한 대응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이 지난 8일 박 전 위원장에 '억압과 비난을 하지 말자'는 페이스북 글과, 당원 가입을 했다는 당원의 트위터 댓글에 '또금만 더 해두때여'라고 답글을 올린 점을 들어 “유튜버의 범죄사건 이후부터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이사 갈 집을 알아보고 있다”며 “의원님께서 저를 억압하면 안된다고 메시지를 낸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저 트위터 글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참 당황스럽다”고 썼다.
박 전 위원장에 억압과 비난을 하지 말자는 표현을 두고 박 전 위원장은 “어린아이에게 과자를 주는 것을 유아 성추행범으로 모는 것이 '비난'이고, 집 앞까지 찾아와 주소를 공개하는 것이 '억압'에 불과한가”라며 “어린아이와 부모, 저에게 가한 '폭력'이고 오프라인 폭행으로 이어질지 모를 '범죄'”라고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강성 팬덤이 아니라 민심의 지지를 받는 정치를 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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