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지현 자택까지 쫓아간 유튜버 당원에 "징계처분 엄중 대처"

조현호 기자 2022. 7. 1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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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근본대처 방안 있나…문자폭탄 주도한 자와 만난다더니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에 한 행태 문제의식 공유, 문자폭탄 좌표찍기 지양해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극성 지지자들의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공격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어린아이에게 입으로 과자를 주는 영상을 아동성추행이라고 주장하면서 박 전 비대위원장의 집까지 쫓아가 이를 생중계한 권리당원까지 등장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당원에 윤리감찰단 조사와 징계처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폭력적 팬덤정치에 대해 오래전부터 비판이 제기됐으나 이렇게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대처하는 것은 뒷북대응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날 한 남성 유튜버가 제가 사는 집이라며, 어떤 주택 앞에 서서 1시간 가량 저를 비난하는 공개 스트리밍 방송을 했다”며 “자신이 민주당 동작갑 권리당원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 남성 유튜버가 “우리 최강욱 의원님께서 딸딸이라고 한 것도 아니고, 짤짤이라고 말했는데 그것을 가지고 성희롱으로 누명을 씌워 6개월 조치를 했잖아요”라며 “영유아 성추행범 박지현씨”라고 말하며, 저와 아기가 함께 있는 사진을 영상에 띄우고 제가 영유아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박 전 위원장은 해당 사진의 아기를 두고 자신이 다닌 교회에서 기저귀도 갈아주고 밥도 먹여주며 사랑으로 돌본 아기와 놀면서 과자로 장난치는 장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위원장은 한 언론이 영상 일부를 캡처해 아동을 성추행했다는 악의적 허위기사를 유포했고, 이를 본 이재명 의원의 지지자들이 '재명이네 마을'을 비롯한 여기저기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기사를 올려놓고 저를 아동 성추행범으로 몰아갔다고 이를 두고 아이에게도, 아이 부모님께도, 저에게도 결코 해서는 안되는 범죄행위라며 선처없이 법적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방송된 JTBC 백브리핑. 사진=JTBC 영상 갈무리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폭력적 팬덤정치와 관련해 “분열적이고 증오를 부추기는 방식의 소통 방식의 문제가 있다”며 “최근의 한 당원이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에게 보여주었던 모습을 제가 윤리감찰단의 지시를 조사했습니다만 결국은 이것이 터질 것이 터진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는 문제들도 연구과제가 되어야 하겠다”며 “그래도 우리 당원들에게 당을 사랑해주시고 당이 잘 되도록 여러 가지 열성적인 의견을 보내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극단적 소통방식은 지양해주셨으면 하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리겠다”고 밝혔다.

우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수락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문자폭탄을 주도하는 사람들과 만나겠다고 했지만, 이런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민주당은 11일에도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11일 오전 백브리핑에서 박 전 위원장 집에 찾아간 유튜버에 윤리감찰단 조사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 '팬덤정치의 폭력성에 대한 근본적 처방을 어떻게 할 것인가', '우 비대위원장이 문자폭탄을 주도한 사람과 만나기는 했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비대위에서 논의하고 있고,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다시한 번 윤리감찰단의 빠른 조사와 처분을 우상호 위원장이 요청했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문자폭탄, 언어폭력, 특정 정치인 신변 공격하는 방식으로의 모습은 지양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주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당원들과 소통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문자폭탄 대신에 권리당원들이 당 지도부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당원청원제 시스템을 온라인플랫폼으로 만들겠다”며 “문자폭탄이나 좌표를 찍는 행위는 앞으로도 지양돼야 하고, 이 부분에 대해 여러 사례 공유 통해 우리 내부에서 더불어민주당 당원들과 같이 공감대 형성할 수 있는 노력을 앞으로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현영 대변인이 11일 오전 국회 당 대표 회의실 앞 백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박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좌표찍기라고 보느냐는 질의에 신 대변인은 “포괄적인 얘기를 드린 것”이라며 “박 전 위원장의 신변의 위협이나 유튜버 행태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의 지지자에 대한 대응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이 지난 8일 박 전 위원장에 '억압과 비난을 하지 말자'는 페이스북 글과, 당원 가입을 했다는 당원의 트위터 댓글에 '또금만 더 해두때여'라고 답글을 올린 점을 들어 “유튜버의 범죄사건 이후부터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이사 갈 집을 알아보고 있다”며 “의원님께서 저를 억압하면 안된다고 메시지를 낸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저 트위터 글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참 당황스럽다”고 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트위터에서 지지자의 댓글에 쓴 답글. 사진=이재명 트위터

박 전 위원장에 억압과 비난을 하지 말자는 표현을 두고 박 전 위원장은 “어린아이에게 과자를 주는 것을 유아 성추행범으로 모는 것이 '비난'이고, 집 앞까지 찾아와 주소를 공개하는 것이 '억압'에 불과한가”라며 “어린아이와 부모, 저에게 가한 '폭력'이고 오프라인 폭행으로 이어질지 모를 '범죄'”라고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강성 팬덤이 아니라 민심의 지지를 받는 정치를 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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