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반대' 놓고 온도차..지휘부 "집단행동 자제", 일선 경찰 "대국민 호소"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11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등 경찰통제 시도에 반발해 단체행동에 나선 경찰관들을 향해 ‘집단행동은 자제하라’고 했다. 그러나 경찰공무원직장협의회(직협)는 행안부의 경찰통제를 막기 위해 삼보일배 등 대국민 호소에 나서겠다고 했다. 행안부의 ‘경찰 제도개선 최종안’ 발표(15일)를 앞두고 경찰 지휘부와 현장 간 온도차가 확연하다는 말이 나온다.
윤 후보자는 이날 경찰 내부망에 올린 서한문에서 “최근 집단행동으로 비칠 수 있는 일련의 의사 표현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크고, 현장 치안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각도 늘고 있다”며 “국민께서 과도하다고 느끼는 방식의 의사 표현은 국민 공감을 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경찰제도 개선과 관련 그 어느 때보다 조직 내·외부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고, 동료 여러분의 우려도 경찰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경찰의 권한과 역할이 민주적 통제 아래 이뤄져야 한다는 가치뿐만 아니라 경찰권의 중립성·책임성의 가치도 함께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에도 인식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의 당부에 대한 현장 경찰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윤 후보자의 글에는 ‘일부가 농성 중인 것이 치안공백으로 가는 집단행동으로 비친다는 것은 기우’, ‘정치에 휘둘리는 경찰이 돼서는 안 된다’ 등 댓글이 달렸다. 윤 후보자의 글에 항의하는 ‘댓글 삭제 릴레이’도 이어졌다.
직협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대국민 호소’에 돌입한다.
직협회장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경찰국 설치 반대는 계속 돼야 한다”며 “경찰국 최종발표 시점(15일)까지 경찰 내의 다양한 의견을 전하는 또 다른 방법인 종교계를 통해 국민에게 경찰의 절박함을 알릴 기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경찰국 신설 추진 반대의식으로 삼보일배를 진행한다. 14일에는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 및 피켓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 지휘부는 일선 경찰의 반발을 수습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각 시도경찰청을 돌며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은 서울경찰청을 비롯해 대구, 인천, 경기남부, 경기북부, 강원, 전남, 경남경찰청에서 간담회가 열렸다. 13일까지 진행되는 간담회에는 시도경찰청 직장협의회 대표 등 현장 직원 40~50명이 참석한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임호선, 이해식 의원은 이날 서울경찰청에서 서울청 직장협의회 대표단 및 일부 직원과 만나 경찰국 신설과 관련한 의견을 들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 열광시킨 ‘수학천재’ 소녀 씁쓸한 결말
- 한양대와 숙대 교수들도 “윤 대통령 즉각 퇴진”…줄 잇는 대학가 시국선언
- [종합] 과즙세연♥김하온 열애설에 분노 폭발? “16억 태우고 칼 차단” 울분
- 여당조차 “특검 수용은 나와야 상황 반전”···정국 분기점 될 윤 대통령 ‘무제한 문답’
- ‘킥라니’ 사라지나…서울시 ‘전동킥보드 없는 거리’ 전국 최초로 지정한다
- 추경호 “대통령실 다녀왔다···일찍 하시라 건의해 대통령 회견 결심”
- “사모가 윤상현에 전화 했지?” “네”···민주당, 명태균 음성 추가 공개
- ‘명태균 늑장 수사’ 검찰, 수사팀 11명으로 대폭 증원…특검 여론 차단 꼼수 논란
- [이기수 칼럼] 저항은 시작됐다
- 마약 상태로 차량 2대 들이 받고 “신경안정제 복용” 거짓말…차에서 ‘대마’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