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책사 배넌, '의사당 증언대' 선다..진실 폭로할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기존 입장을 접고 하원의 1·6 의사당 난동 사태 조사위원회에서 증언하기로 했다.
지난해 초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대선 결과를 물리력으로 뒤집으려던 난동 사건의 내막을 자세히 아는 그의 증언 내용에 따라 미국 정치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배넌은 기밀 유지를 위한 대통령 특권을 이유로 증언대에 서지 말라고 요구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증언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6 의사당 난동 사태 배후로 꼽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기존 입장을 접고 하원의 1·6 의사당 난동 사태 조사위원회에서 증언하기로 했다. 지난해 초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대선 결과를 물리력으로 뒤집으려던 난동 사건의 내막을 자세히 아는 그의 증언 내용에 따라 미국 정치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뉴욕 타임스>는 배넌이 하원 조사위에 보낸 서한에서 그동안의 입장을 번복해 증언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10일 보도했다. 증언과 자료 제출 요구에 완강한 거부 의사를 보이며 조사위를 조롱하기까지 한 배넌이 입장을 바꾼 것은 처벌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것이다. 하원은 지난해 10월 그를 의회 모독 혐의로 고발했고, 이달 18일 재판이 예정돼 있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장 징역 2년에 최대 20만달러(약 2억6천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배넌은 기밀 유지를 위한 대통령 특권을 이유로 증언대에 서지 말라고 요구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증언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배넌은 트럼프 행정부 초기인 2017년에 백악관에서 나왔기 때문에 2021년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 특권을 거론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조사위는 배넌이 사건의 내막을 자세히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기획에도 직접 참여한 핵심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인터넷 방송을 통한 배넌의 선동은 지난해 1월6일 의사당에 난입한 극우 조직들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또 2020년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1월6일 상황에 집중하라고 조언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건 이틀 전에는 난동에 참여하려고 워싱턴에 왔다가 교회에 내걸린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현수막을 훼손해 체포된 극우 조직 ‘프라우스 보이스’ 대표를 보석으로 빼내려고 동분서주했다. 사건 전날 방송에서는 “내일 모든 지옥이 쏟아져나올 것”이라며 사건을 예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 같은 날 대선 결과 번복을 논의한 백악관 근처 윌러드호텔 회동에 참여한 사실도 드러났다.
조사위에서 활동하는 조 로프그린 민주당 의원은 “우리는 그에 대해 많은 질문을 준비해놓고 있다”고 <시엔엔>(CNN)에 말했다. 하지만 배넌이 진실을 모두 털어놓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배넌의 변호인은 조사위에 보낸 서한에서 “조사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배넌이 조사위에 진실을 말할 것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배넌이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 아래에 있음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배넌에게 보낸 서한에서 조사위를 “폭력배”로 지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메도스의 보좌관 출신인 캐시디 허친슨이 조사위에서 공개 증언을 해 상당한 곤경에 처한 상황이다. 허친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패배한 대선 결과 인증 절차를 밟고 있던 의사당으로 진격하라고 요구한 뒤 자신도 전용차를 직접 몰고 가려 했다는 말을 당시 백악관 부비서실장에게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지지자들 중 일부가 무장을 했을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런 증언을 근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영상] 푸틴, 세계인 77억 끼니 불태우다…절벽엔 가난 순서대로
- 2030 남성도 ‘굿바이 윤석열’…민생보다 문정권 때리기 역풍
- 아베 총격 전날 ‘시험발사’ 했다…40㎝ 총은 유튜브 보고 제작
- [단독] 유희열 논란 넘어…사카모토 “난 늘 내게 3가지를 묻는다”
- 한국만 아니었다…한번도 경험 못한 폭염, 북극 노르웨이 32.5도
- 우버, 택시업계 무마 위해 마크롱·바이든 등에 전방위 로비
- 프랑스 “러시아 가스 전면 중단, 현실 가능한 시나리오”
- 제철소에 일하러 간 23살 아들, 두살배기 아이가 됐다
- 윤 대통령 ‘출근길 회견’ 잠정 중단…“코로나 예방 차원”
- ‘2살 지능’ 30대 아들의 방…어린이책 옆엔, 먼지 쓴 향수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