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 만난 경찰 직협 "정권의 폭력·정치적 행동 아니다" 호소

서영교·이해식·임호선 민주당 의원, 서울청서 간담회 가져
행안부 경찰국 신설 방안에 경찰 반발 지속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윤석열정권 경찰장악저지 대책단장과 이해식·임호선 의원이 11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서경마루에서 일선경찰관들과 ' 현장경찰과의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2.7.11/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윤석열정권 경찰장악저지 대책단장 등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1일 서울경찰청을 방문,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방침에 발발하는 일선 경찰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경찰직협은 지난 4일부터 행안부의 경찰국 설치 철회를 요구하며 삭발식과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경찰지휘부는 지난 8일부터 각 시도경찰청 등 현장을 돌며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반발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서영교·이해식·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일선경찰관들과 '현장 경찰관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경찰의 인력, 자원, 시설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경찰 통제안을 시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과 경찰국 설치 등을 비롯한 통제 시도는 비민주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여익환 서울경찰청 직협 회장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의 권력이 비대해져서 반드시 통제해야한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간 경찰은 단 한번도 통제받지 않은 적이 없었다"며 "경찰 또한 통제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민주적 통제를 받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준 용산경찰서 직협 회장도 "아무도 깨어있지 않은 야밤에 시민들을 지키는 직군은 경찰관과 소방관 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 현장 사기는 바닥을 뚫고 지하까지 내려와있다. 인력과 시설은 부족하고, 월급은 홀대받는데, 이제는 통제까지 받아야하기 때문이다"며 "(경찰 통제는) 정권의 폭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경찰국 설치 반대를 위한 집단행동을 정치적인 행동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경찰관은 "집단행동에 나서는 이유는 엄청난 파국을 막기 위한 것이지, 정치적인 업무를 위해서가 아니다"며 "정권은 5년마다 바뀌지만, 경찰은 국가가 있는 한 계속 유지되는 조직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해식 의원은 "현장에서 단식과 삭발을 감행하는 경찰분들을 통해 결연한 의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며 "'과한 집단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윤 내정자의 발언은 일선 경찰관들의 감정을 제대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발언을 하기에 앞서 경찰관들과 소통을 하고, 서로 고민을 나누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희근 차기 경찰청장 내정자(경찰청 차장)는 이날 오전 경찰 내부 게시망 '폴넷'에 직협의 단식·삭발시위를 두고 "집단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 국민의 우려가 크다"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날 간담회가 끝난 후 서 의원 등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후 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경찰직협 관계자들에게 들은 목소리를 잘 전달했고, 그 내용을 경찰청장 내정자, 행안부에게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경찰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보장하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