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파일' 파문 일파만파..불법·로비·조세회피까지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2022. 7. 1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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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장관 시절 비밀리에 우버 도왔다"

(시사저널=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10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승객들이 우버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

미국의 차량호출 서비스업체 우버가 사업을 전 세계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택시업계의 폭력시위를 역이용하고 수사를 방해하는 등 각종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 유력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로비를 벌이고, 수익을 조세 회피처로 보낸 정황도 확인됐다.

10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같은 정황이 담긴 문건, 이른바 '우버 파일'(Uber Files)을 입수해 폭로했다. 우버 파일에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2013~2017년 우버 임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 메모, 프레젠테이션, 보고서 등 총 12만4000개의 문건이 담겨 있다. 이 파일은 가디언은 처음 입수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유했고, 전 세계 40개 이상의 언론사들이 4개월에 걸쳐 분석했다.

파일에는 우버가 사업 확장 당시 택시 기사들의 강한 반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로부터 라이선스를 획득한 경위가 담겼다. 이 과정 속 우버가 법을 어긴 방식, 경찰과 규제 당국을 속인 방식, 규제 완화를 위해 각국 정부에 로비를 벌인 방식 등 다양한 불법행위의 정황이 확인됐다.

우버는 2009년 설립된 후 세계 각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택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이후 2014년부터 유럽 각국에서는 우버 진출에 반대하는 택시 업계의 시위가 격화됐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CEO를 지냈던 트래비스 칼라닉은 2016년 파리에서 우버 진출을 반대하는 시위가 가열되자 맞불 시위를 추진했다. 이후 다른 임원들이 이를 말리자 "폭력은 성공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칼라닉 측 대변인은 "운전자 안전을 담보로 우버가 폭력을 이용해야 한다는 제안을 한 적이 절대 없다"며 위조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우버가 각국에서 택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함부르크시 시장,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부 장관에게 로비한 정황도 포착됐다. 특히 당시 프랑스 경제산업부 장관이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우버를 비밀리에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당시 마크롱 장관은 자신이 '프랑스 내각에서 반대자들과 비밀 거래를 중개했다'고 말할 정도로 우버를 돕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도 마크롱 대통령이 장관 시절 우버가 규제 완화를 위해 작성해둔 법안을 의원들이 미리 볼 수 있게 제안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프랑스 대통령실은 해당 행위는 장관의 통상적인 업무의 일부라고 항변했다.

조세회피 정황도 나왔다. AP 통신은 우버가 이익금을 버뮤다 등 조세 회피처로 보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면탈한 뒤, 정부가 운전자들로부터 세금을 거두는 것을 도와줌으로써 세금 문제에 대한 주의를 돌리려 했다고 보도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수사를 방해한 정황도 포착됐다. 우버는 각국 경찰이 자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킬 스위치'(Kill switch)라는 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킬 스위치는 정보를 원격으로 삭제하거나 그 기기를 사용 불능 상태로 만드는 기술이다. 보도에 따르면, 칼라닌 전 CEO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사무실에 경찰이 수색하러 왔을 때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가능한 한 빨리 킬 스위치를 눌러 달라. 암스테르담에서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고 썼다.

이날 보도 이후 우버는 성명을 내고 "이미 많은 언론 보도를 통해 2017년 이전까지 우버의 실수들이 드러났다"면서도 "오늘날의 우버는 그때의 우버와 다르다. 현재 우버 직원의 90%는 최고경영자(CEO)가 바뀐 뒤 합류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재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 과거의 행동에 대해 변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중에게 우리가 지난 5년 동안 한 일에 따라 우리를 판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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