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횡령사고로 상호금융 신뢰 훼손..내부통제 개선안 마련"(종합)

"고정금리·분할상환 확대해야..부동산대출 리스크 관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중앙회 상호금융 대표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7.1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상호금융조합에서 잇따라 발생한 횡령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조합 내부통제 운영실태를 재점검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1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4개 중앙회의 상호금융 대표이사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최근 지역 농협과 새마을금고 등에서 직원들의 횡령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하지만 상호금융권 중 신협만 금융위와 금감원에 전적인 관리·감독권이 있을 뿐 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는 주무부처가 제각각이고 금감원의 감독권한 범위도 달라 통제가 느슨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금감원은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내부통제 개선 TF를 통해 운영실태를 원점 재검토하고, 상임감사 도입기준 강화·순회감독역 내실화·명령휴가제 및 순환근무제 등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호금융은 회원조합, 지역조합별로는 타 업권에 비해 규모가 작고 특정 업무를 오랫동안 맡다보니 친소관계의 문제 등이 있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상호금융별로 차이가 나는 운영에 대해서도 통일적인 기준을 맞춤으로써 통제 리스크를 감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와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다해달라는 당부도 나왔다.

이 원장은 "상호금융조합은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와 일시상환의 비중이 높고, 부동산 담보 위주의 기업대출이 증가하고 있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의 고정금리, 분할상환을 확대하고 기업대출의 철저한 사전심사와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며 "코로나19 지원 종료에 따른 부실 확대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호금융권 기업대출 절반에 달하는 부동산·건설업 대출과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기업대출의 업종별 편중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고 최근 도입된 부동산업·건설업 한도규제가 원활히 안착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투자자산별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위기상황별 대응계획을 마련하는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상호금융권은 고령층 비중이 높아 금융상품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금소법은 신협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농협·수협·산림조합도 신협에 준해 내규 정비와 시스템 구축을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의 실효성을 높여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달부터 시행된 상호금융업권 금리인하요구권의 조기 정착을 당부하는 한편, 상호금융권이 수익을 다각화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원장은 취임 이후 시중은행장 간담회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국내 금융업권 대표 간담회를 연이어 진행했다.

이 원장은 "단기적으로는 최근의 거시경제 위기 상황과 문제점을 인식하고 점검사항 내지는 요청사항을 드리는 게 간담회의 중점적인 테마였다"며 "그 과정에서 규제 완화나 업권별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주셨기 때문에 향후 두 축을 중심으로 노력해나가겠다"고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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