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담소] "신용불량자라 모든 재산 아내 명의로 했는데..아내 사망후 쫓겨나게 생겼어요"

서지훈 2022. 7. 11. 12: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2년 7월 11일 (월요일)

□ 진행 : 양소영 변호사

□ 출연자 : 이미숙 변호사

- 혼인신고를 안 한 사실혼 부부 사실혼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배우자에게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아

- 평등권은 우리 민법이 법률혼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혼과 법률혼을 꼭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어 평등권을 침해하지는 않는다고 판결해

- 공무원연금법, 군인연금법,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 국민연금법, 근로기준법, 산업재해보상법 등 유족으로 인정되는 배우자의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를 포함하는 규정있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오늘은 이미숙 변호사님과 말씀 나눠봅니다. 안녕하세요.

◆ 이미숙 변호사(이하 이미숙): 안녕하세요.

◇ 양소영: 자세한 사연 들어보고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저는 형님의 간곡한 부탁에 보증을 섰습니다. 하지만 형님의 사업실패로 보증인인 제 재산에도 압류와 경매가 들어왔죠. 결국 하루아침에 모든 재산을 다 잃고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아내와도 이혼하게 되었습니다. 쉰이 넘은 나이에 모든 것을 잃어 절망했지만, 지금의 아내를 만나 그나마 정신을 차리게 되었죠. 저는 아내와 함께 시골로 내려와 닥치는 대로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시골에 작은 집도 마련하고, 작은 가게도 열게 되었고요. 그런데 당시 제가 신용불량자여서 집과 예금, 보험, 연금까지 모든 재산을 아내 명의로 했습니다. 혹시나 아내와 혼인신고를 하면 제 빚 때문에 아내에게도 불이익이 갈까봐 혼인신고도 하지 않고 15년을 살았습니다. 아내와 평범한 노후를 보낼 줄 알았는데요. 갑자기 아내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내 병간호를 하면서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이후 복잡해 질거란 걱정도 되었지만, 아내 상태가 회복되면 그때 해야지 생각하면서 아내의 간병에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장례에서, 기막힌 일이 벌어졌습니다. 인연을 끊고 살던 아내의 여동생들이 갑자기 들이닥치더니 모든 상속재산은 자신들 거라며 저에게 빨리 집에서 나가라는 겁니다. 뒤늦게 알아보니, 혼인신고를 안 하면 재산을 상속 받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아내의 재산은 저와 아내가 함께 열심히 일해서 모은 공동 재산인데, 당장 집에서 쫓겨나고 가게도 잃어버리게 되어 생계마저 막막한 상황입니다. 정말로 저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아무 재산도 받을 수 없나요?" 너무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사실혼 관계로 15년을 함께 했는데 아내가 갑작스럽게 병으로 세상을 떠나셨고 그 슬픔도 크실 텐데 그 사이에 지금 여동생들이 찾아와서 빨리 집에서 나가라고 하니까 정말 기가 막히실 것 같은데요. 변호사님 혼인신고를 안 한 남편 아내 명의로 된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습니까.

◆ 이미숙: 아내가 생존의 유언을 남겼으면요. 그 유언이 우선 되는데 사연의 경우에는 유언은 없는 걸로 보고 보이고 이런 경우에는 법정 상속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부부 일방이 사망하는 경우에 배우자가 원래는 1순위 법정 상속인인데요. 이때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한 법률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 사연에 남편과 아내처럼 혼인신고를 안 한 이런 부분을 사실혼 부부라고 하는데요. 이런 사실혼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배우자에게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 양소영: 판례도 그런가요.

◆ 이미숙: 민법 규정도 그렇고 판례가 그렇고요. 다만 이런 판례는 있습니다. 사실혼 배우자가 갑자기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을 때 다른 배우자가 혼인 신고를 하면 일방으로 혼인신고를 했어도 그 혼인신고가 유효하다고 판례가 보고 있어요. 만약에 이 남편분이 아내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일방으로라도 혼인신고를 했으면 상속권이 인정이 되는데 그러지 못하셔서 오히려 이렇게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게 됐습니다.

◇ 양소영: 사실혼 배우자 같은 경우에 이혼을 하게 되면 재산 분할을 받을 수 있잖아요. 공동재산이니까 근데 사연처럼 사망을 하면 재산분할의 성격이 있을 텐데도 상속을 못 받으니까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이미숙: 사실혼 배우자가 사망을 갑자기 사망을 하면 상속도 못 받게 되거든요. 이혼으로 인한 이혼에 준해서 받는 재산 분할도 못 받게 되어 있어요. 이런 것들이 문제가 돼서 이런 관련된 헌재 판결이 있었는데요.

◇ 양소영: 이런 민법 규정이 불평등한 거 아니냐 여기에 대해서

◆ 이미숙: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 그리고 법원과의 관계에서 평등하지 않다고 헌법 소원을 제기했는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위헌이 아니다. 법률혼과 차별이 아니라고 판결이 내려졌고요. 다만 헌재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어서 입법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충 의견을 내셨는데 현행법 상태에서는 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 양소영: 헌재가 그렇게 결정한 이유가 궁금하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사실혼 배우자에게 상속권을 주지 않는 것이 꼭 불평등한 건 아니다. 이렇게 봤을까요.

◆ 이미숙: 우선은 상속권을 침해하는 거 아니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 상속 문제는 상속인인지는 객관적인 기준으로 판단을 해야 된다. 사실혼 배우자인지 아닌지가 굉장히 문제가 많이 되잖아요. 객관적인 기준으로 명확하게 판단을 해야 되고 상속으로 인한 법률관계도 조속히 확정이 돼야 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판단을 했고요. 또 평등권은 우리 민법이 법률혼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혼과 법률혼을 꼭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다고 해서 이게 평등권을 침해하지는 않는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 양소영: 그러면 우리 사연으로 돌아와 보면 이런 사실혼 배우자는 어떤 보호도 못 받는 건가요

◆ 이미숙: 꼭 그렇지는 않고요. 우리나라 다른 각종 법령에서 일정 부분 사실혼 배우자를 보호하는 규정들이 있으니까

◇ 양소영: 그런 부분을 좀 소개를 해 주시죠.

◆ 이미숙: 공무원연금법, 군인연금법,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 국민연금법, 근로기준법, 산업재해보상법 등 이런 관련 법령에서 유족으로 인정되는 배우자의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를 포함하는 규정을 두고 있어서요. 그 법령에 의해서 유족 연금이나 급여 등을 받 수 있는 권리가 있고요. 또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임차인이 상속인 없이 사망한 경우나 아니면 그 상속인이 2촌 이내의 상속인이 주택에서 망인과 같이 공동생활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함께 혼인 생활을 하고 있던 이 사실혼 배우자에게 일정 부분 임차권을 승계하도록 하고 있는 규정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민법에서 특별연고자의 부여 청구라는 제도를 인정하고 있는데요. 이 경우도 법정 상속권자가 없는 경우에 생계를 같이 하거나 요양간호를 한 자 이런 경우에는 상속 재산의 일부를 분여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 양소영: 그런데 이 특별 연고자 분여 청구라는 게 전제가 법정 상속권자가 없는 경우에만 이렇게 할 수가 있군요.

◆ 이미숙: 사실은 이런 법에서 정하고 있는 것들이 미흡한 부분이 많고요. 그래서 사연처럼 사실혼 관계에 있는 분들은 이런 부당한 경우가 발생하지 않게 미리미리 유언이나 증여를 통해서 좀 재산관계도 정리를 해놓고요. 만약에 데뷔를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배우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거나 아픈 경우에는 현 법 체계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빨리 혼인신고를 하거나 아니면 또 사실혼 해소를 사망 전에 의식불명 상태에 있는 상태에서 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혼의 재산 분할에 준해서 재산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배우자가 갑자기 아픈데 사실혼 해소의 의사 표시를 한다는 게 사실 어려운데요. 그래도 이렇게 한 경우는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면 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양소영: 아마 아픈 배우자 입장에서는 남아 있는 사실혼 배우자가 또 생계를 유지해야 하니까 그렇게 하라고 또 동의하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양담소를 들으신 분들 중에서 이런 경우에 처하신 분들은 빨리 좀 대처를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전제는 그 사실혼이 진정하다는 것이 전제가 물론 다겠지만요. 사실혼 배우자와 관련해서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고 또 입법적으로 보호되는 부분 구별해서 이미숙 변호사님 설명 잘 해주셨는데요. 감사합니다.

YTN 서지훈 (seojh0314@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