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010' 발신번호 변환..불법 통신중계소 운영 15명 검거

보이스피싱 사기 중추적인 역할..12명 구속
소형 태양광판 연결해 논·밭에 은닉하기도

이동형 통신중계 장비. © 뉴스1

(경기=뉴스1) 최대호 기자 = 해외 및 인터넷 발신 전화번호를 '010'으로 변환하는 불법 통신중계소를 운영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이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A씨(30대) 15명을 검거해 이 중 12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 등은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모텔, 원룸 등에서 통신중계소 15개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심박스(SIM Box)'로 불리는 중계기 등을 이용해 해외에서 발신된 070 등 인터넷 전화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010)로 표시되게 하는 등 보이스피싱 사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텔이나 원룸에 고정형 통신중계소를 설치하거나 차량, 여행용 캐리어 등에 이동형 중계 장비를 두고 옮겨 다니는 수법으로 범행했다. 또 이러한 중계 장비에 소형 태양광판을 연결해 논·밭에 은닉하기도 했다.

A씨 일당 대다수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인터넷에 게재한 '재택근무, 인터넷 모니터링 부업, 공유기 관리, 전파 품질 관리, 고액 아르바이트' 등 구인 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A씨 일당으로부터 대포 휴대전화와 유심칩 등 806개를 압수하는 한편 범행에 이용된 전화번호에 대해서는 통신사에 이용 중지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중계소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해 무인 운영, 이동형 운영 등 그 수법이 날로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어 시민들의 제보 등 협조가 필요하다"며 "다수의 휴대전화를 싣고 다니는 차량이나 여행가방 등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하면 경찰에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