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안제' 의약품 재평가 이어 급여퇴출 평가..가시밭길 예고

기사내용 요약
식약처 올해 의약품 동등성 재평가 대상
보건복지부 내년도 급여 적정성 재평가 목록에 올라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정부가 인공눈물인 ‘점안제’에 대한 의약품 동등성 재평가와 급여(보험)적정성 재평가를 실시하면서 점안제의 험난한 앞날이 예상된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식약처는 올해 의약품 재평가 목록에 점이제와 외용제제 등과 함께 점안제 207개 품목을 포함시켰다.

의약품 동등성 평가는 주성분·함량 및 제형이 동일한 두 제제에 대한 의약품 동등성을 입증하기 위해 실시하는 시험으로, 생체이용률에 있어 통계학적으로 동등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실시하는 생물학적 동등성 평가와 물리·화학적 특성이 동등한 수준임을 입증하는 생체 외 시험인 이화학적 동등성 평가가 있다.

점안제의 경우 제약회사가 이화학적 동등성 시험을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를 식약처에 제출해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약품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신규품목 허가 시 의약품 동등성 시험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데, 이번 재평가는 의무화 이전에 허가된 품목의 의약품 동등성을 재평가해 품질 적합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평가 대상 업체가 기한 내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업무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만약 의약품 동등성시험에서 동등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허가취소 및 회수 등 조치가 내려진다.

의약품 동등성 재평가의 경우 이미 시판되는 제품을 다시 평가하는 만큼 품목허가로 이어지는 비중은 낮을 것으로 전망되나, 내년에는 복지부가 급여 적정성 재평가를 실시하면서 급여 퇴출로 이어질 가능성은 커보인다.

복지부가 올해 발표한 건강보험 약제 급여적정성 재평가 계획 공고에 따르면, 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가 내년도 재평가 목록에 올랐다. 히알루론산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점안제 성분으로, 내년도 평가에서 급여 퇴출이 결정되면 점안제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점안제는 안구건조증·피부점막안증후군 등 일반 환자뿐 아니라 황사·미세먼지 등 환경요인에 따라 최근 대중적인 의약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점안제는 약 2270억원 처방됐다.

정부의 점안제 재평가 대상은 51개사 427개 제품이다. 정부는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41조의3, 제41조의4 및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등에 따라 교과서, 임상진료지침, 심평원 근거문헌 활용지침 및 학회 추천 교과서 등을 바탕으로 임상근거를 파악하고, 대체 약제 존재여부·비용을 비교한다. 임상적 근거 외 재정영향, 의료적 중대성, 환자부담 등 사회적 요구도까지 종합한 뒤 의약품 퇴출 여부를 가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점안제 시장 확대에 따라 정부가 점안제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2018년 일회용 점안제에 대해 약가인하 조치도 실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정부 정책에 끌려가는 입장이다보니 점안제 매출이 큰 제약사들은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며 “몇몇 제약사들은 현재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준비 중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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