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 골드버그 주한 美대사 부임..남북관계 경색 길어질 듯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올들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연초부터 꼬리를 물고, 7차 핵실험 가능성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미국에서 대북 금융제재를 총괄해 저승사자로 불리거나, 북한을 불량정권으로 규정한 매파들이 주한 미국 대사로 부임하거나 우리나라를 찾아 관심을 끈다.
이들의 부임이나 방한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김정은 정권을 겨냥해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윤석열 정부와 양국의 독자제재안을 만들고 조율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라인이 이명박 정부 시절 대북 강공책을 주도한 강경파들로 진용을 꾸린데다, 이번에 부임한 주한 미국 대사 등도 대북 강경파여서 올들어 북한의 거듭되는 미사일 도발로 얼어붙은 남북관계도 당분간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대북 강경파이자 베테랑 외교관인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 대사는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유엔 조정관 시절, 대북제재 결의안(1874호)을 주도한 인물로, 지난 5월 상원 인준청문회 당시 북한을 ‘불량 정권’으로 규정하며 북한의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은 골드버그 대사의 인천공항 입국 시점에 맞춰 방사포를 발사하는 등 저강도 도발을 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 자리에서 "한미 관계는 분쟁 속에 얻어진 위대한 동맹이고 양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덕분에 민주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부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공공외교를 향한 의지도 피력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서울에서 제주, 경기, 광주, 부산까지 한국을 많이 여행 다닐 계획"이라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의 초석인 언론과의 대화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의 부임은 지난 5월5일 미국 상원 인준청문회를 통과한 지 꼭 두달 여만이다. 또 전임자로 군 출신인 해리 해리슨 전 대사가 작년 1월 한국을 떠난 지 1년 6개월만이다. 그는 이번에 주한 미 대사로 부임하기 전 볼리비아, 필리핀, 콜롬비아 대사로 활동해온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리처드 홀브룩 대사의 특별 보좌관 (1994-1996)으로 활동하며 데이턴 평화회담이 개최될 때까지 미국 협상팀 일원으로, 데이턴 회담에서는 미국 정부 대표단 총괄보좌관으로 활동한 이력도 눈길을 끈다.
그가 한국 도착 첫 일성으로 공공외교에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기를 희망했지만, 이러한 바람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연초부터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는 등 올들어 도발의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7차 핵실험 가능성마저 꾸준히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버그 대사의 부임이 대북 금융제재를 총괄하는 미 재무부 차관의 첫 방한 직후 이뤄진 점도 눈길을 끈다. 브라이언 넬슨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정보차관은 앞서 지난달 27일 첫 방한해 외교부를 방문하고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윤성덕 경제외교조정관 등과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돌아간 바 있다.
골드버그 대사가 부임 이후 한미간 대북 제재를 세밀히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을 비롯해 대북 강경론자들로 구성된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라인과 금융분야를 비롯한 대북 제재의 수위를 긴밀히 논의하는 메신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맞서 5.24조치를 통해 ▲북한 선박의 남한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남북교역(일반교역, 위탁가공교역 등)을 위한 모든 물품의 반·출입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저승사자로 불리는 그의 이력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09~2010년 국무부 UN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담당했다. 그는 2009년 6월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제1874호의 이행을 중국에 요청하는 등 대북 제재에 앞장서 이름을 알렸다. 앞서 지난 4월 상원 인사청문회에서는 북한을 불량 정권으로 칭하기도 했다. 북한이 꺼리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언급하며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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