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초강력 해킹툴 '페가수스' 제작사 몰래 인수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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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업체가 초강력 해킹툴인 '페가수스'를 개발한 이스라엘 방위산업체 NSO그룹을 몰래 인수하려고 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방산업체 L3해리스의 임원들은 최근 몇 달 동안 이스라엘을 오가며 NSO를 인수하려는 협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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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수 뒤 핵심기술 일부 동맹국과 공유 추진하는듯"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업체가 초강력 해킹툴인 '페가수스'를 개발한 이스라엘 방위산업체 NSO그룹을 몰래 인수하려고 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방산업체 L3해리스의 임원들은 최근 몇 달 동안 이스라엘을 오가며 NSO를 인수하려는 협상을 벌였다.
소식통들은 이 같은 협상이 미국 정보기관의 은밀한 지원을 받으며 이뤄졌다고 전했다.
특히 L3해리스는 정부 승인이 필요한 여러 문제를 미국 관리들과 구체적으로 협의해 원칙적 동의까지 얻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보기관과 방산업체의 이 같은 행보는 자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과 배치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페가수스 개발과 무분별한 판매를 이유로 NSO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작년 11월 제재를 가했다.
NSO는 미국 상무부 수출규제 목록(entity list)에 등재됨에 따라 미국의 핵심 기술이나 부품을 이전받지 못한다.
현재 L3해리스의 NSO 인수 협상은 제동이 걸린 상태로 전해진다.
미국 정보 전문업체 '인텔리전스 온라인'이 지난달 14일 협상 사실을 보도한 뒤 백악관이 놀라 개입했기 때문이다.
당시 백악관은 자국 방산업체가 제재를 받는 업체를 인수하지 못하도록 단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NYT는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런 상황에서도 협상을 되살리려는 시도가 이뤄져 왔다고 보도했다.
NSO는 가공할 휴대전화기 도·감청 기술인 페가수스를 개발해 국제사회에서 파문을 일으킨 업체다.
페가수스는 휴대전화기 주인이 미끼 링크를 누르지 않더라도 휴대전화기에 침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문자 메시지, 동영상, 사진, 통화 목록을 털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휴대전화기를 위치추적 장치나 도청기로 바꿀 수도 있다.
NSO는 권위주의 국가를 비롯한 여러 나라 정부에 이 도구를 팔아 정치인, 언론인, 인권운동가 등에 대한 사찰을 초래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도 페가수스를 샀고 법무부도 수사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이번 협상이 완전히 결렬되면 NSO는 미국에서 핵심 기술을 수입할 수 없게 돼 미래가 암울해진다.
인수 협상과는 별도로 이스라엘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제재 해제를 설득하려 했다.
이스라엘 당국이 NSO를 사실상 정부기관처럼 관리해온 까닭에 수출규제가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요청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고위 관리는 "미국 정부의 방첩, 안보에 심각한 우려"라며 어떠한 거래도 제재에 따른 심층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기관은 페가수스가 인수될 경우 핵심기술을 일부 동맹국과 나눈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관측된다.
NYT는 페가수스가 휴대전화기 침투 때 이용하는 컴퓨터 소스코드의 취약점을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소속국에 팔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미국 정보기관이 L3해리스를 통해 요구한 인수 조건이었다고 보도했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5개국이 각자 수집한 기밀정보를 모두 함께 열람할 수 있도록 한 군사 동맹이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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