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진여객 파업에 출근길 발 묶인 시민들.."한 시간째 기다리고 있어요"

기사내용 요약
경진여객 노조 파업…광역버스 7개 노선 운행 중단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진여객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전 8시께 경기 수원시 장안구 한일타운 버스정류장에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줄을 길게 서고 있다. 2022.07.11.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지금 한 시간째 버스 기다리고 있어요. 이미 지각이라 회사에 연락해놨습니다. 내일도 이럴까봐 걱정되네요."

경진여객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전 8시께 경기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한일타운 버스정류장에는 30여명의 시민이 서울로 가는 7770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배차간격이 짧아 금방 탔을 버스지만 이날 첫 차부터 돌입한 버스 파업으로 발이 묶인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섰다.

수원시에서 나온 직원 5명은 줄을 서는 시민들에게 상황을 안내했다.

앞서 노사협상 결렬에 따라 경진여객 버스의 입석이 금지된 데 이어 이날 첫 차부터 전면 파업이 결정됐다. 시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택시 부제 해제, 전세버스 긴급 투입 등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다.

시에서 마련한 전세버스 20여대가 7770번·3000번 버스노선대로 운행하고, 이 정류장에서 인근 전철역인 성균관대역까지 셔틀버스가 오간다.

하지만 출근길 시민들의 발이 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줄을 선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고, 기다리는 줄 앞쪽에서 고성이 오가며 소란이 빚어졌다.

기다리다 지친 일부 시민들이 시청 직원들에게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말만 하는 거냐"며 항의했다.

서울로 출근하는 고모(54·여)씨는 "파업 소식을 듣고 너무 오래 기다릴 것 같아서 이 더운 날씨에 한 정거장을 걸어왔다. 그런데도 지금 거의 한 시간째 기다리고 있는데 버스가 안온다. 입석 금지라고만 알고 나왔는데 어차피 배차 간격이 짧아 금방 탈 수 있을 줄 알았다"며 하소연했다.

직장인 김모(33·여)씨는 "서울로 가는 광역버스가 있는 곳이라 최근 이쪽으로 이사를 왔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경기도콜센터에 대체수단을 물어보려고 수차례 전화했는데 전화도 안받는다. 1호선 성균관대로 셔틀버스를 운행한다고 하는데, 여기 있는 승객들은 전부 사당, 강남으로 가는 사람들이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도 했다.

3000번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37)씨는 "파업 때문에 너무 불편하다. 지난주부터 입석이 금지되면서 평소보다 두 배 정도 더 기다려야 버스를 탈 수 있었는데 파업까지 하니까 시민들은 어떻게 다니라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호소했다.

파업소식을 모르고 나왔다가 어리둥절해하는 시민도 있었다. 김모(28)씨는 "파업한다는 걸 모르고 나왔는데 줄이 긴 걸 보고 급하게 대체 수단을 찾는 중이다. 아무래도 지하철 타러 택시를 불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에게 안내하는 공무원들도 난처하긴 마찬가지였다. 현장에 있던 한 공무원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서 너무 마음이 안 좋다. 새벽부터 다른 방법 알려드리려고 나와 있는데 급하게 구한 전세버스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이재준 경기 수원시장이 경진여객 노조가 버스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전 8시께 경기 수원시 장안구 한일타운 버스정류장에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2022.07.11.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현장에는 이재준 수원시장이 나와 불편을 겪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 시장은 "급하게 결정된 파업 소식에 긴급 회의를 열고 대체 수단을 마련했지만 시민들이 이용하시기에 부족함이 있었다. 내일 아침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곧바로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진여객 노조 파업으로 광역버스 7개 노선, 107대 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운행이 중단된 광역버스는 3000번, 7770번, 7780번, 7800번, 8471번, 8472번, 9802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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