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예금 돌려줘" 정저우서 대규모 시위..일부 부상자도

최현준 2022. 7. 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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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내 돈 돌려줘."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서 은행 고객 수천여 명이 예금을 돌려달라고 시위를 벌였다.

11일 대만 <중앙통신> 등 보도를 보면, 지난 10일 오전 5시께 허난성 정저우의 중국 인민은행 정저우 본부 앞에 전국 각지에서 온 시위대 수천여 명이 모였다.

농촌 지역에서 영업하는 작은 은행들이 높은 이율을 내세워 인터넷 금융 플랫폼을 통해 중국 전체에서 예금을 받다가 문제가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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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은행, 석달째 예금 반환 못해 시위 확산
6월엔 시위 못하게 '코로나 전자확인증' 조작
10일 오전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중국 인민은행 정저우 본부 앞에 전국 각지에서 온 시위대가 예금을 돌려달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웨이보 갈무리

“리커창, 내 돈 돌려줘.”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서 은행 고객 수천여 명이 예금을 돌려달라고 시위를 벌였다. 수천 명대 시위는 중국에서 보기 드문 규모다.

11일 대만 <중앙통신> 등 보도를 보면, 지난 10일 오전 5시께 허난성 정저우의 중국 인민은행 정저우 본부 앞에 전국 각지에서 온 시위대 수천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리커창 국무원 총리를 지명하며 “리커창, 내 돈 돌려줘”라고 외쳤고, ‘허난성 정부의 부패와 폭력에 반대한다’, ‘리커창, 허난을 조사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와 손팻말을 들었다.

올 가을 중국 공산당 20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3연임 확정을 앞두고 있어, 중국 당국은 ‘사회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안정이 가장 중시되는 나라에서 시위가 극히 드물지만, 절망에 빠진 주민들이 체포 위험을 주저하지 않고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공안들이 배치된 가운데 흰 옷을 입은 남성들이 일부 시위대를 주먹과 발로 때리며 해산에 나섰다. 일부 시위대가 눈과 입을 다치는 등 부상을 입었다.

중국 언론은 아직 이 사건을 보도한 곳이 없지만, 누리꾼들은 웨이보 등 소셜 미디어에 시위 사진과 피해자의 사진 등을 올리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사진에는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정부는 뭐하고 있느냐”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번 사건은 허난성의 소형 은행 4곳이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위저우마을은행, 상차이후이민마을은행, 쩌청황화이마을은행,카이펑신둥팡마을은행은 지난 4월부터 400억 위안(7조8000억원)에 달하는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농촌 지역에서 영업하는 작은 은행들이 높은 이율을 내세워 인터넷 금융 플랫폼을 통해 중국 전체에서 예금을 받다가 문제가 생긴 것이다. 금융 당국은 불법 자금 조달 등의 혐의로 은행 대주주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고, 예금 등 금융 자산을 동결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일부 예금주들이 요금 인출을 요구하려 정저우시로 모이려 했고, 허난성 당국은 이들의 방문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전자 확인증’을 조작했다가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 당시 예금주 1317명의 ‘코로나 전자 확인증’이 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뜻하는 ‘적색’으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방역 조처를 사회 안정에 악용한 사례로 중국 전역에 충격을 줬지만, 허난성 당국은 이를 지시한 허난성 정법위원회(공안 총괄) 상무부서기를 직위 해제하는 수준의 약한 처벌을 했다.

농촌 은행은 농촌 지역 발전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2000년대 중반 등장했다. 연 10% 고금리를 내세워 자금을 유치했지만 감독이 허술해 부실 우려가 적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전역에 농촌은행 1600여곳이 영업 중이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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