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공무원 피격' 감청정보 원본은 삭제 안 됐다"

'감청부대 원본 파일 삭제' 보도 부인.. "감사원 감사 진행 중"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희생자 고(故) 이대준씨의 형 래진씨. 2022.7.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군 당국이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감청정보(SI·특별정보) 원본 파일이 삭제됐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부인하고 나섰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언론보도에 대한 확인 요청에 "정보의 원본 파일이 삭제된 건 아니다"며 "원본은 삭제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군 당국은 지난 7일에도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정보 가운데 일부가 사건 발생 뒤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밈스)에서 삭제되긴 했으나, '해당 정보의 원본은 남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지난 2020년 9월21일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어업 지도선을 타고 근무하던 중 실종된 뒤 이튿날 22일 북한 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발견돼 총격 살해된 사건을 말았다.

이 사건을 수사한 해양경찰과 군 당국은 당초 이씨에게 "자진 월북을 시도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가 지난달 16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선 "월북 시도를 입증할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앙일보는 이날 '정부 소식통'을 인용, 이 사건과 관련한 '우리 군 감청부대의 SI 원본파일이 2020년 9월 지워졌다'는 보도하기도 했으나, 국방부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재차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다만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란 이유로 "구체적으로 추가 설명할 수 있는 사안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씨 사건 발생 당시 한미 당국이 도·감청 등을 통해 확보한 북한군의 교신 내용 등 SI는 총 7시간 분량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이씨 유족 측이 사건 발생 당시 군 당국의 대응을 총괄했던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이영철 전 국방정보본부장(MIMS 관리책임자)을 각각 직권남용, 공용 전자기록 등 손상죄, 허위 공문서 작성죄 혐의로 검찰에 고발, 이번 '정보 삭제' 논란이 감사원 감사뿐만 아니라, 검찰 수사에서도 다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