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글로벌 확장서 위법·광범위 로비..마크롱 비밀리 지원"
기사내용 요약
가디언, 12만4000개 기밀 '우버 파일' 입수·폭로
경영진·로비스트·유력 정치인 이메일·보고 등 담겨
마크롱, 택시업계 시위 중 우버팝 등 진출 도와
EU 집행위원, 임기 중 우버 합류 논의…비공식 지원
우버, 경찰 회사망 접근 차단 '킬 스위치' 사용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미국 차량호출 서비스 우버가 전 세계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위법을 저지르고 각 국의 유력 정치인들에게 광범위한 로비를 벌인 정황이 처음으로 낱낱이 드러났다.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이 같은 정황이 담긴 12만4000건의 기록, 이른바 '우버 파일'을 입수해 폭로했다. 우버가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지난 2013년~2017년 40개국에 걸쳐 주고 받은 이메일 8만3000개와 기타 대화 파일 1000개가 포함돼 있다. 가디언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ICIJ)를 통해 29개국 언론인 180명과 이 파일을 공유했다.
가디언, BBC 등 보도에 따르면 이 파일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경제 장관 시절인 2014~2016년 택시업계의 극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우버가 프랑스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내각 반대자들과 비밀 '거래'를 중개한 정황이 드러나 있다.
파리는 우버가 유럽에서 가장 먼저 진출한 국가다.
프랑스 택시 운전기사들이 거리에서 우버에 반대하는 폭력 시위가 절정에 달하는 동안 마크롱 당시 장관은 우버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크래비스 캘러닉과 친분을 맺고 우버에 유리한 법 개정을 약속했다.
2014년 8월 야심찬 전직 은행가인 마크롱이 막 경제부 장관으로 임명됐고 그는 우버를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새 성장 원천으로 봤다. 그해 10월 마크롱 당시 장관은 캘러닉 및 다른 경영진, 로비스트들과 첫 회의를 가졌다.
우버 측 로비스트 마크 맥간은 2014년 10월 1일 마크롱 장관을 만나고 돌아가면서 누군가에게 남긴 메시지에서 "이제껏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굉장하다"며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것이고 우리는 곧 춤을 출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크롱 당시 장관과 캘러닉은 곧 서로의 이름을 부를 정도로 친해졌고 파리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 등 최소 4번 만났다. 이 중 다보스 포럼 만남만 이전에 보고된 바 있다.
우버는 마크롱 당시 장관에게 "매우 감사하다"는 편지를 보냈다. "우리가 받은 개방성과 환영은 정부와 산업 관계에서 이례적"이라고 스스로 평가하기도 했다.
프랑스 택시업계가 가장 크게 저항했던 것은 '우버팝'이다. 무면허 개인 차량 운전자가 승객과 직접 접촉해 훨씬 더 낮은 가격에 승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저가 차량 공유 시스템이다. 프랑스 법원과 의회는 이를 금지했지만 우버는 소송을 통해 이의를 제기하며 서비스를 계속 운영했다.
2015년 6월25일 시위가 격렬해졌다. 일주일 후 마크롱은 캘러닉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문자를 보냈다. 당시 "개혁을 준비하고 법을 바로 잡기 위해 다음 주 사람들을 모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우버는 프랑스에서 우버팝 서비스 중단을 발표했다. 몇 달 후 마크롱은 우버 운전자 면허 요구 사항을 완화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현재 엘리제궁의 마크롱 대통령 대통령 측근은 "당시 어떤 압력도 받지 않았고 어떤 교류도 없었다"며 우버와 관련된 법적인 문제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엘리제궁은 성명을 통해 "당시 그의 업무는 서비스 부문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관련된 많은 기업들과 만나고 교류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우버 측은 "우버팝 중단 이후 더 유리한 규정이 나온 것이 아니다"며 2018년 발효된 새로운 법으로 "프랑스는 우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더욱 엄격한 규정을 채택했다"고 반박했다.
규제 당사자가 오히려 로비스트 역할을 한 정황도 드러났다.
네일리 크루스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은 임기가 끝나기 전 우버에 합류하는 것을 논의하고 EU 윤리 규칙을 위반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우버를 위해 비밀리에 로비를 한 정황이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4년 11월 집행위원을 그만두기 전 우버 자문위원회에 합류하기 위해 논의 중이었다고 한다. 당시 그는 EU 디지털 및 경쟁 정책을 감독했다. 우리로 치면 공정거래위원회 역할이다. 그는 임기 중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에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더욱이 EU는 퇴임 후 18개월 동안 새 직위를 맡은 경우 위원회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는 승인을 거절당한 뒤 향후 우버에 합류하기까지 비공식적으로 우버를 도왔다.
그는 모국인 네덜란드에서 우버팝의 법적, 정치적 문제가 야기되는 동안 우버 편에서 수사를 방해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당국은 2014년 10월 우버 운전자를 체포했고, 그해 12월 법원이 우버팝을 금지하고 최대 1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으며, 2015년 3월 우버의 암스테르담 사무실을 급습했다.
그러나 그는 정부 장관 및 공무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 우버는 내부 이메일에서 직원들에게 그와의 비공식 관계를 외부에 언급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알려질 경우 그의 입김과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버는 경찰이 회사망에 접근할 수 없도록 '킬 스위치'라는 기술을 활용하기도 했다. 실제 우버는 네덜란드 경찰이 암스테르담 사무실을 급습했을 때 직원들에게 "가능한 빨리 킬 스위치를 누르라"고 지시한 것이 우버 파일에서 확인됐다.
킬 스위치는 캐나다, 벨기에, 인도, 루마니아, 헝가리에서도 사용됐으며, 프랑스에선 최소 3번 활성화됐다. 이에 대해 우버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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