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크라전 계기로 방위 수요 급증..나토 진출 기회"

김윤지 2022. 7. 1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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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 국가들이 방위비를 증액하면서 국내 방위산업체인 한화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중요한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는 FT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럽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최종 목표는 유럽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해 나토의 믿을 만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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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FT 인터뷰
동유럽 국가 중심 자주포 등 강한 수요
전문가 "中·러 갈등 요소 가능성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 국가들이 방위비를 증액하면서 국내 방위산업체인 한화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중요한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K9A1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이날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는 FT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럽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최종 목표는 유럽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해 나토의 믿을 만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병 시스템과 장갑차 전문인 한화디펜스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계기로 유럽 방위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터키에 K9 자주포를 수출했다. 특히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지금까지 총 2000억유로(약 263조원) 이상의 방위비 증액을 발표하는 등 더 많은 기회가 열렸다는 것이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폴란드처럼 러시아와 가까운 동유럽 국가들이 탱크, 자주포, 보병 전투 차량 구입을 희망하는 등 강한 수요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폴란드에서 인수한 크랩 자주포를 실전에 투입하고 있는데, 크랩 자주포는 한화디펜스가 생산하는 K9 자주포 차체에 영국의 AS-90M 155mm 자포의 포탑을 얹은 것이다. 한 서방 국가 외교관은 이를 “아주 중요한 순간”이라고 표현하면서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 크랩 자주포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러시아와 중국 정부 눈치를 보던 한국가 달라졌다고 FT는 해석했다.

손 대표이사는 일부 국가들이 한화디펜스의 레드백 장갑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자국의 방위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우리에게 도전이지만 최근 들어 뚜렷해진 ‘수요 급증’ 또한 우리에게 기회”라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호주를 비롯해 상반기 이집트 등과 굵직한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는 또한 최근 러시아가 고급 방위장비 제조에 주력하고 있어, 방위업체들이 포병이나 장갑차 등 중급 재래식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오랜 인연에도 한화와 계약을 맺은 인도를 예로 들었다. 손 대표이사는 “방위에 있어 러시아 기술이나 물품을 벗어나려는 인도 정부의 움직임을 목격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FT는 한화가 록히드마틴 등과 손잡고 영국 육군을 위한 맞춤형 K9 자주포 제조하고자 하는 등 유럽에선 영국을 목표 시장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이자 브뤼셀자유대 한국학 석좌인 라몬 파체코 파르도는 한국의 무기 판매는 러시아와 중국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보다 노골적인 친서방 정책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호주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무기 판매는 중국,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폴란드에 대한 무기 판매는 러시아와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한화디펜스는 한화그룹의 손자회사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00% 자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조4000억원의 매출, 11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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