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제 대통령 아닌 '통치자'로 불려야"..러시아 하원서 제안

박용하 기자 2022. 7. 1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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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민족주의' 자유민주당 주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 |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직함을 ‘통치자’나 ‘국가원수’로 바꾸자는 제안이 최근 러시아 국가두마(연방의회 하원)에서 나왔다.

러시아 관영매체 리아노보스티는 10일(현지시간) 국가두마의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이 현재의 대통령이란 호칭을 통치자나 국가 원수로 변경하자는 제안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LDPR 관계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행정부의 수반이란 의미의 대통령이란 용어는 미국에서 18세기 말 처음 사용됐으며 그 후 전 세계에 퍼졌다”면서 “러시아의 기준으로 보면 (이 단어는) 신조어이며 완전히 뿌리를 내리기 전까지는 대체할 수 있다. 국가 원수나 통치자가 러시아인의 귀에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LDPR은 극단적 민족주의 성향의 정당으로 알려져 있다.

LDPR 측은 “대통령이라는 직함이 처음 사용된 1991년의 국가 원수와 현재의 원수는 사실상 신분이 다른 사람”이라고도 주장했다. 보리스 옐친 초대 대통령은 소비에트연방사회주의공화국(RSFSR)의 헌법에 따라 1991년 선출됐으나, 현재는 1993년에 채택된 러시아 헌법에 따라 국가 원수가 선출된다는 것이다. LDPR은 과거 헌법 개정 시에도 대통령의 호칭을 변경하자는 제안을 내놨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호칭을 변경하자는 LDPR의 제안에 대해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새로운 제안”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LDPR의 제안은 최근 우크라이나 돈바스에서의 잇따른 승전으로 러시아의 자신감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에 있던 우크라이나군의 마지막 거점이던 리시찬스크를 점령하며 루한스크 지역의 완전 장악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루한스크에 인접한 도네츠크 지역 점령을 위한 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날도 도네츠크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 로켓 공격을 가해 15명 이상의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러시아가 또 민간인이 있는 아파트 건물을 공격했다”며 “테러 국가에 의한 또 다른 테러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 군은 이미 점령한 하르키우 접경 지역에서는 자치정부 수립을 준비하고 있다. 타스통신은 러시아가 자국의 전통과 하르키우주의 역사적 연계성을 상징하는 주 깃발까지 새로 제작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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