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설명한 '욕 먹으면서도' 사우디 가는 이유는

정혜인 기자 2022. 7. 1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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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3일(현지시간) 중동 순방을 앞두고 언론 기고문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방문하는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기고문에서 "많은 이들이 사우디 방문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미국을 강하고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할일로, 영향력을 가진 국가와 직접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자신의 사우디 방문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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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6일 이스라엘 등 중동 방문, 워싱턴포스트 기고문 통해 설명.."에너지와 중·러 문제 대응에 도움", 논란된 '인권' 문제도 언급할 계획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3일(현지시간) 중동 순방을 앞두고 언론 기고문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방문하는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최근 자신의 중동 순방과 관련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인 사우디 정부 인사를 만나는 등 인권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해명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 '내가 사우디에 가는 이유'라는 제목의 미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13일부터 시작되는 중동 순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한 에너지 위기와 중국·러시아 등에 따른 국제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을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으로 미국 주둔지를 제외하고 중동을 방문하는 첫 미국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소개하며 "이번 순방은 미국의 이익을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16일 이스라엘사우디를 방문해 양국 지도부와 각각 회담을 하고,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도 찾을 예정이다. 특히 사우디 방문에서는 걸프협력이사회(GC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만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간 회담 소식에 미국 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앞서 미국이 빈 살만 왕세자를 2018년 10월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지목하고, 사우디를 국제사회의 '왕따 국가(pariah)'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2021년 12월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에서 열린 걸프협력이사회(GCC) 정상회의에 참석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AFPBBNews=뉴스1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고물가에 추락한 국정 지지율을 끌어올리고자 카슈끄지 암살 등 사우디의 인권 문제를 외면하고 빈 살만 왕세자와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는 지적도 등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지지율이 휘발유 가격 등 역대급 고물가에 최근 40% 아래로 추락한 상태로,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물가를 안정시켜 추락한 민심을 회복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기고문에서 "많은 이들이 사우디 방문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미국을 강하고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할일로, 영향력을 가진 국가와 직접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자신의 사우디 방문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의 에너지 자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전 세계 에너지 공급 부담을 완화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고 중국의 도전을 따돌리려면 (러시아와 중국만큼) 영향력 있는 국가와 직접 접촉해야 하고, 사우디가 그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안전하고 통합된 모습의 중동은 많은 면에서 미국에 도움이 된다. 외교와 협력은 미국에 부담되는 새로운 전쟁이나 폭력적인 극단주의 발생 가능성을 줄여준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GCC 정상회의에 참석해 주요 산유국들에 원유 증산을 촉구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순방에서 '인권' 문제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에 대한 내 견해는 확고하다"며 "미국의 기본적 가치관을 지키면서 상호 이익을 바탕으로 (중동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자신이 이스라엘을 통해 사우디 제다로 들어가는 첫 미국 국가원수라고 강조하며, '이스라엘과 아랍 간 관계 정상화를 위한 작은 발걸음'이란 의미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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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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