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서 힘실린 '權직대 체제'..봉합이냐 장기화냐 의총 분수령

김연정 2022. 7. 1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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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서 이준석 중징계 '사고' 해석·권성동 직무대행 체제 추인 시도
'대표 직무대행 체제 vs 조기 전대 개최' 의견 갈려..당 내홍 수습 기로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안채원 홍준석 기자 =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 처분 이후 국민의힘 내에서 차기 지도체제를 둘러싸고 격론이 불붙기 시작했다.

이 대표에 대한 중징계를 '사고'로 해석해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가져갈지, 사실상의 '궐위'로 해석해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할지를 두고 의견이 나뉘어 대립하는 모양새다.

일단 권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주재한 당 최고위원회에서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의견이 모인 가운데 오후 의원총회에서 최종 추인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곧바로 차기 당권 주자들의 유불리와 직결되기 때문에 초유의 당 대표 징계 사태의 수습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당내 권력다툼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당 내홍이 더 심화할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의총이 내분 조기 수습이냐 사태 장기화냐를 가르는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2022.7.11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국민의힘은 11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이준석 대표 징계 사태와 관련한 차기 지도체제 문제를 논의한다.

의총에서는 당 사무처 기획조정국과 권 원내대표가 이 대표의 중징계 사태를 당헌당규상 '사고'로 해석해 6개월간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가져가기로 한 데 대한 의원들의 추인 여부가 논의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전과 오후 의원총회 직전에 각각 초선, 재선, 3선 이상 중진 등 선수별로 모임을 열고 이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배현진 발언 듣는 권성동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2.7.11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오전에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일단 권 원내대표의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에 찬성하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며 '직무대행 체제'에 힘이 실린 모양새다.

권 원내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권 정지는 당 대표의 '궐위'가 아닌 '사고'로 보는 게 맞다는 보고가 당 기획조정국에서 올라왔고, 이에 대해 최고위원 전원이 기획조정국 해석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기획조정국에서 당헌·당규를 해석한 결과에 의하면 당 대표가 궐위된 경우 외에는 전당대회를, 임시 전당대회를 할 방법이 없다"며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조기 전대 개최론'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일부 친윤(친윤석열) 그룹과 당권주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에게 내려진 중징계 처분을 사실상 '궐위' 상태로 해석해 조기 전대를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같은 의견이 오후 의총에서 공개적으로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조기 전대를 주장하는 이들은 새 정부 출범 2개월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하루빨리 안정적 리더십을 세워서 당의 분란을 조기에 수습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들은 6개월 뒤 이 대표가 돌아올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최고위에서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에 대해 의사를 모은 것과 별도로 의총에서는 이런 해석과 지도 체제가 옳은지 논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6개월 간 직무대행 체제를 가져가서는 안 되고 바로 조기 전대를 하든지,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등 친윤 그룹 사이에서도 '권성동 직무 대행 체제'와 '조기 전대 개최'를 둘러싸고 의견이 나뉘는 것으로 알려져, 공개석상에서 의견 대립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윤리위 소명 마친 이준석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뒤 이동하고 있다. 2022.7.8 [공동취재] uwg806@yna.co.kr

당 윤리위가 이 대표에 대해 내린 중징계 결정에 대해서는 이 대표에 비판적인 인사들 뿐 아니라 우호적인 인사들까지도 '일단 윤리위 징계는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 "이 대표에게 '(당 윤리위 결정에) 불복하지 말아달라', '(징계 효력금지) 가처분 등 법적 조치를 하지 말라'고 저를 포함한 많은 분이 이 대표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도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윤리위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는 게 최고위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를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본인 입장에서는 윤리위 결정에 승복하게 되면 사실상 여러 가지 사실들을 인정하는 게 된다.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수사에 불리한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불꺼진 국민의힘 당 대표실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지난 8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에 대한 징계 이후 이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10일 국회 본청 국민의힘 당대표실이 불이 꺼져 있다. 2022.7.10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초유의 당 대표 징계 사태가 당내 권력 투쟁으로 옮겨가며 당 내홍이 점차 확산하는 가운데, 새 정부 출범 두 달 만에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은 빠르게 동반 하락하고 있다.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는 이유다.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두 달 만에 40% 선이 무너지며 30%대로 떨어진 결과가 잇따라 나왔으며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긴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에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가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이 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당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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