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인력 41% '뚝'.. 물 들어오는데 노 못젓는다

이근홍 기자 2022. 7. 1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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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업계 인력이 지난 8년 새 4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불법 파업 때문에 대우조선이 계약일을 지키지 못하면 이는 곧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조선사의 신뢰 실추로 이어질 것"이라며 "노조 리스크가 더 확산되지 않도록 서둘러 현장을 재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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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조선사 직원 2만여명 ↓

설비 등 기술직은 47%나 줄어

3년치 일감 확보에도 일손부족

일부 업체는 불법파업에‘발목’

한국 조선업계 인력이 지난 8년 새 4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불황 끝에 어렵게 수주 호황 국면에 진입했는데도 정작 인력이 부족해 ‘물이 들어왔는데 노 저을 사람이 없다’고 탄식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작업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조선업 전반으로 이중, 삼중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1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11개 조선사의 인력 현황(직영기준)을 조사한 결과, 기술직과 기능직을 합한 총 직원수는 2014년 5만1420명에서 올해 5월 2만9940명으로 41.77%(2만1480명) 줄었다. 설비·연구 등을 담당하는 기술직은 1만4169명에서 7472명으로 47.27%, 용접·도장 등을 맡는 기능직이 3만7251명에서 2만2468명으로 39.68%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영훈 경남대 조선해양IT공학과 교수는 “‘조선업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기술직과 ‘몸통’에 해당하는 기능직 인력이 10년 가까이 줄어들고 있다는 건 이 산업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이라며 “차세대 선박을 개발할 기술직과 그 배를 만들 기능직 인력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많게는 3년 치 일감을 확보하고도 일손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조선사들은 정부와 함께 위기 돌파를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법무부는 국내 인력의 도장분야 종사 기피로 조선업계 인력수급이 차질을 빚자 이달부터 외국인 특정활동(E-7) 체류자격에 ‘선박도장공’을 신설해 올해 말까지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전북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필요한 인력 양성을 위해 전북도와 교육생에게 훈련수당을 지원하는 ‘현장 맞춤형 교육훈련’에 들어갔다.

설상가상으로 노조의 불법 파업은 업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하청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옥포조선소 1독이 멈춰 섰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로 인해 현재까지 약 30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20여 명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하청지회의 불법 파업 폭력행위를 막아 대우조선을 살려달라”며 “이제라도 공권력이 투입돼야 한다”고 호소문을 배포했다.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1독 진수를 막는 투쟁은 대우조선 전체 구성원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전 구성원들의 공멸을 막기 위해 1독 투쟁을 철수해달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불법 파업 때문에 대우조선이 계약일을 지키지 못하면 이는 곧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조선사의 신뢰 실추로 이어질 것”이라며 “노조 리스크가 더 확산되지 않도록 서둘러 현장을 재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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