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정의용·서훈·김연철 강제 북송 관련 검찰 고발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인권침해지원센터가 2019년 11월에 일어난 ‘귀순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 당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검찰에 고발한다.
NKDB 인권침해지원센터(센터장 윤승현 변호사)는 12일 오전 10시30분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8명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불법체포·감금, 범인도피,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고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피고발 대상은 정 전 실장을 비롯해 당시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등이다. 당시 JSA경비대대장도 포함됐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11월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어선을 붙잡았다. 이후 정부 합동 조사 사흘 만인 11월 5일 북측에 “어민들을 추방하고, 선박도 넘겨주고 싶다”고 통보했다. 북한은 이튿날(6일) 응답했고, 바로 다음 날인 7일 귀순 어부 강제 북송이 이뤄졌다. 이 과정은 극비리에 진행됐지만 북송 당일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장이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직보한 문자메시지가 언론 카메라에 잡히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앞서 국정원은 최근 어민 사건 조사를 서둘러 종료한 혐의로 서훈 전 국정원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 이준범)에 배당돼 수사 중이다.
윤승현 NKDB 인권침해지원센터는 “탈북선원들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단 5일 만에 이들의 의사에 반하여 위법한 강제 송환을 결정한 송환결정자뿐만 아니라, 이런 위법한 강제 송환 결정의 집행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자, 현장에서 이를 직접 집행하거나 협조한 자 등을 모두 인권침해 가해자로 특정해 관여한 정도에 따라 직권남용죄, 직무유기죄, 불법체포·감금죄, 범인도피죄, 증거인멸죄 등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문재인 정부는 귀순한 선원들이 북한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중죄를 지은 범죄인이라는 것을 주된 북송 이유로 밝혔다. 그러나 이들도 대한민국헌법에 따른 우리 국민인데다 우리 법의 실효적 지배에 들어와 귀순 의사를 밝힌 이들을 북송한 것은 대한민국 사법권을 포기한 주권침해 및 인권침해 사례다”라고 말했다. 이어 “16명을 살해한 대형 사건을 단 5일만에 급하게 조사를 마무리했다는 것도 의심스러우며 무엇보다 지금까지 이런 사유로 강제 북송한 선례가 없어 배경을 둘러싸고 여러가지 추측과 의혹이 나돌고 있다”라며 “당시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하기 위해 귀순자의 인권을 포기했다는 것이 유력한 설”이라고 덧붙였다.
NKDB 인권침해지원센터는 북한인권침해 사건과 인물 13만 건을 보존하고 있는 민간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기록을 바탕으로 북한인권 피해자 구제와 명예 회복을 위한 법률 지원을 위해 지난해 10월 법률 전문가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시민인권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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