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고위 "당 대표 공백 전당대회로 해소 불가능"

이승륜 기자 2022. 7. 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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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징계 적정성 판단 여론조사는 찬반 비등
이 대표 사퇴 압박 두고 당내 이견 엇갈려
하태경 "윤리위 결정에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당 윤리위원회의 이준석 대표 징계 결정에 따른 공백 사태 해소를 위해 전당대회를 여는 것이 당헌 당규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국민의힘은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이 대표가 이른바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뒤 후속 당 지도체제와 관련해 논의하기 위해서다.

위원회를 마친 뒤 권 원내대표는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정지는 당 대표의 ‘궐위’가 아닌 ‘사고’로 보는 게 맞다는 보고가 당 기획조정국에서 올라왔다. 최고위원 전원이 기획조정국 해석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획조정국의 당헌 당규 해석 결과에 의하면 당 대표가 궐위된 경우 외에는 전당대회를, 임시 전당대회를 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당 대표 공백(직무대행체제)이 6개월가량 지속돼야 하느냐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그렇지만 당헌·당규를 원내대표든, 최고위원이든, 누구든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최고위가 윤리위의 이 대표 징계 결정 수용 여부와 관련해서는 “윤리위 결정으로 이미 징계 처분은 확정됐다. 윤리위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는 게 최고위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징계 이후 이 대표와 연락을 주고받지는 않았다”며 “지금은 연락을 할 시기가 아니다”고 전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이런 상황에서 당 일각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책임 지고 사퇴와 함게 당을 떠나는 게 맞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결과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은 정치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며 “개인의 과거 문제로 촉발된 혼란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지도자로서의 도리”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반면 하태경 의원은 11일 오전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내에서 일부 의원들이 자진사퇴를 요구할 수 있겠지만 이 대표는 수용을 안 할 거로 생각한다”며 “6개월 징계이기 때문에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할 이유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 입장에서는 윤리위 결정에 승복하게 되면 사실상 여러 가지 사실들을 인정하는 게 된다.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수사에 불리한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 대표가) 윤리위의 뻔한 같은 사람들한테 재심 요청하는 게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그나마 호소해 볼 수 있는 게 법원의 징계 무효소송”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가처분해서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겠지만 지더라도 자진사퇴 명분은 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기 전당대회 등 차기 지도부 구성 논의에 대해선 “자진사퇴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이 탄핵되기도 전에 대통령 선거 다시 하는 거랑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윤리위 결정에 대해 “굉장히 안 좋은 선례다. 앞으로 당 대표가 되는 사람은 그 무엇보다 윤리위원장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이라며 “지금 대통령 지지율 빠뜨리는 가장 큰 요인이 윤리위다. 경찰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 그때 판단했으면 지지층 이탈도 최소화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 징계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8~9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이 대표의 징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 결과 ‘적절한 징계’라고 답한 비율은 33.2%, ‘과도하다’는 31.0%, ‘미흡하다’는 27.5%였다. 세 응답 모두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포인트) 내였다. ‘잘 모르겠다’며 판단을 보류한 응답은 8.4%였다.

이 중 ‘적절하다’는 응답은 50대(39.3%)·60세 이상(39.8%)와 대구·경북(41.5%), 보수성향층(38.6%)과 블루칼라(42.5%)에서 많았다. ‘과도하다’는 응답은 만 18~29세(37.7%)에서, ‘미흡하다’라는 응답은 40대(36.7%)와 민주당 지지층(36.4%)·무당층(35.4%)에서 많았다.

국민의힘 당윤리위원회에서 소명 마친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적절하다’(39.2%)는 반응과 ‘과도하다’(39.9%)는 반응이 맞섰다. 그 외 ‘미흡하다’는 응답은 14.2%였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표를 준 이들 중에서는 ‘적절하다’(39.7%)와 ‘과도하다’(40.1%)는 비슷한 수치를 보였고, ‘미흡하다’는 응답은 15.3%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3%다. 자세한 내용은 KSOI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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