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전 주일대사가 보는 '아베 사망-자민당 압승'이 한일관계에 긍정적인 이유
-아베, 강경 우익의 아이콘.. 수출 규제로 한일관계 악화시킨 장본인
-기시다, 아베 그늘 벗어나 독자영역 만들 것.. 8,9월 개각 지켜봐야
-기시다는 온건-실용주의 노선, 한일관계 긍정적으로 작동할 수도..
-개헌안?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당, 파벌마다 디테일 달라서 쉽지 않아
-한미일 군사동맹? 미국이 밀어붙이면 국민 저항 있을 것 강창일>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강창일 전 주일대사
☏ 진행자 >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피격 사망을 했고요. 집권당인 자민당은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습니다. 이런 현상이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바로 이분 연결해서 진단해 보겠습니다. 강창일 전 주일대사 전화 연결합니다. 나와 계시죠?
☏ 강창일 > 네, 안녕하세요. 수고 하십니다.
☏ 진행자 > 이 두 건이 연결이 되어 있는 건 상식적이라고 봐야 되겠죠.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결과에 피격 사망이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되겠죠. 대사님도.
☏ 강창일 > 당연하죠. 사람이 인지상정이라고 동정심이 작동됐겠죠. 그래서 압승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봅니다.
☏ 진행자 > 아무튼 그런데 그 전에 고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했으면 좋겠는데요. 대사로 계실 때 자주 만나셨죠?
☏ 강창일 > 저는 한일의원연맹 회장할 때 아마 한국에서 제일 자주 만났던 정치인이 아닌가 생각하고 이번에 찾아봤더니 사진도 한 7, 8장이 있어요. 둘이서 찍는 게. 그런데 대사 간 다음에 못 만났어요.
☏ 진행자 > 대사 가서는.
☏ 강창일 > 안 만난 부분도 있고 못 만난 부분도 있고요. 카리스마를 갖고 있고 아주 리더십이 강한 정치인이고 보수 우익, 강경 우익보수의 아이콘이죠. 그리고 구심점 역할을 해 왔죠. 그래서 일본에서 가장 정치적 영향력이 큰 정치인 이렇게 봐야 될 거예요.
☏ 진행자 > 그런데 아무튼 그런데 이런 사람이 세상을 떴고 이러면 자민당 내 역학 구도나 일본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냐가 지금 최대의 관심사 아니겠습니까. 대사님은 어떻게 전망을 하세요?
☏ 강창일 > 우선 그분이 돌아가셨다는, 비명에 돌아가셨다는 말씀을 듣고 이 자리를 빌려서 우선 애도를 표하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다음에 아주 큰 정치인이 떠났기 때문에 엄청나게 정치판이 요동칠 것으로 저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지금 강경보수 우익보수에 그만큼 리더십 카리스마를 가진 정치인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파벌이 지금 제일 많죠. 95석, 100석까지 될는지 모르겠어요. 제일 많은데 그것을 계승할 만한 사람이 딱 나타나 있지 않죠. 후계자를 안 키운 거죠. 정권에서. 그런 부분에서 파벌 자체가 어떻게 되느냐, 당분간은 아주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점차 구심력이, 원심력이 작용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러면 약간 단순하게 질문을 드리면 아베파에서 새로운 수장이 나오느냐. 아니면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가 정치적 입지를 넓혀가느냐, 양 갈래가 있을 것 같은데 대사님은 어떻게 전망을 하세요?
☏ 강창일 > 어차피 기시다 총리가 이번에 압승했기 때문에 그 여세를 몰고서 어쩌면 장기집권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성향은 정반대거든요. 기시다는 온건보수라고 할 수 있고 아베 쪽은 강경보수, 또 기시다는 실용주의 노선을 타 있어요. 이런 의미에서 한일관계도 좀 긍정적으로 작동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진행자 > 그러면 지금까지 총리 부임한 후에 한일관계가 전혀 개선의 여지가 없었던 건 아베파의 뭐라고 할까요. 힘에 눌려 있었는데 이제 독자적인 영역이 좀 생긴다, 이렇게 보시는 겁니까?
☏ 강창일 > 저는 그렇게 보고 있어요. 일단은 기시다 총리가 아베의 힘 가지고 당선도 됐고 거기에다가 총리 관저 주변 사람들도 전부 관리들을 그 사람들을 전부 아베 조직에 가깝던 사람들이거든요. 장기 집권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목소리가 컸는데 이제 점차 점차 약화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고. 잘 아시다시피 수출 규제는 아베 총리 때 했거든요. 본래 그분이 반한이 아니었어요. 반한파가 아니고 아주 우호적이었었어요. 박근혜 대통령하고도 여러 번 만나려고 했었고요. 그러다가 우리 사법부 위안부 강제징용자 사법부 판결 이후에 특히 관계가 악화됐고 한일관계 악화의 장본인이라고 할 수가 있어요. 그런 분이 돌아가셔서 꽁꽁 5년 동안 한일관계가 묻혔다. 그리고 수출규제는 그분의 상표가 돼 있어요. 상표가 돼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잘 풀 수가 없었어요. 수출규제 풀고 과거사 문제는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되거든요. 그게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는데 지금 이 문제를 분리해서 투 트랙으로 가는 것이 제일 좋은 방향이에요. 일본이나 한국이나. 좀 두고 봐야 되겠어요. 당장은 그렇게 안 될 거예요. 당장은.
☏ 진행자 > 바로 그 질문과 연결이 될 수 있는데, 일단 당분간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야 된다, 이런 식의 분위기가 계속 조금은 좀 이어갈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강창일 > 그렇게 당연히 그렇게 됐죠. 당분간은. 그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8, 9월에 아마 개각한다고 그러죠. 9월에, 9월 정도 이때 그러면서 자기의 색깔을 드러내지 않을까. 자기 쪽 사람도 많이 지금은 아베파 쪽 사람이 많습니다. 내각 중요 자리에.
☏ 진행자 > 아마도 터닝포인트는 8, 9월 개각이 될 거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강창일 > 그때 두고 봐야 알겠어요.
☏ 진행자 > 그렇군요. 그런데 조금 전에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는 온건파에다가 유연하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 강창일 > 실용주의자고요.
☏ 진행자 > 그런데 지금 개헌안을 조기에 발의하겠다, 이렇게 방송 나가서 이야기했다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되는 겁니까?
☏ 강창일 > 개헌안은 지금 일본 자민당 내에서는 거의 공감을 이루고 있고요. 자민당, 그 외 모든 당이 입헌민주당을 빼고서는 다들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거든요. 그 내용을 어떻게 하느냐, 이 문제가 있죠. 내용으로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이유는 연립여당을 하고 있는 공명당 입장하고 자민당 입장도 조금씩 다르고요. 또 자민당 내의 여러 파벌의 입장이 조금씩 다릅니다. 구체적으로 디테일한 부분에 들어가게 되면 많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 진행자 > 디테일 속에서는 악마는 일본에게 있는 거군요.
☏ 강창일 > 그래요. 세상만사가 그렇죠.
☏ 진행자 > 그렇게 봐야 되는 거고요. 그렇게 되면 지금 우리 쪽 움직임도 평가를 해야 되는데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대사관이 설치할 분향소에 직접 간다고 하고 조문사절단을 보낸다고 하는데 일단 이런 움직임은 거의 기본이라고 봐야 되는 거죠. 평가한다면.
☏ 강창일 > 우리 대한민국이 되게 예의 바른 나라 아니겠습니까. 최소한도 예의를 지키는 거예요. 저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비록 밉다 하더라도 한일관계 악화의 장본인이라고 예의라는 건 특히 우리 한국 국민이 모두 그렇습니다. 다들 애도를 표하고 있지 않습니까. 한국에서도 그렇게 봅니다.
☏ 진행자 > 아무튼 그러면 조문사절단이 일본에 가서 다시 어떤 특별하게 관계를 맺는다든지 움직임을 굳이 안 해도 되는 겁니까?
☏ 강창일 > 하면 안 되죠. 장례식장에 가서 정치적으로 움직임보다는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또 하나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일본 측에 보여준다, 그런 의미가 있지 않습니까.
☏ 진행자 > 조문 자체가 외교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강창일 > 네, 내용은 얘기할 수가 없겠죠. 장례식장에 가서. 실례가 되죠.
☏ 진행자 > 그런데 개헌 얘기 하나만 더 추가 질문드리면 일본 개헌 움직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뭐예요? 대사님.
☏ 강창일 > 미국이 좋다, 이렇게 하니까 뭡니까. 개헌이 속도를 내고 있죠. 일본이 다 설명을 했을 거예요. 또 미국도 세계전략 속에서 일본의 군사력에 의지하는 부분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개헌의 핵심은 군사력이죠. 전쟁할 수 있는 나라, 공격할 수 있는 나라, 자위대 전수방위가 아니라 한국 군대 같은 조직을 만드는 건 미국이 오케이 하니까 할 수 있는 거예요.
☏ 진행자 > 일전에 인터뷰에 모셨을 때도 질문드린 바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되면 군사동맹 체제를 한일 간의 군사동맹 체제까지 미국이 압박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 강창일 > 압박해도 한국의 국민의 정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될 수가 없고요. 우리가 식민지 지배를 당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군사동맹 이거는 저는 국민들이 큰 저항에 만날 것이다. 미국이 아무리 압력을 넣어도 그는 국민 저항이 만날 거예요. 그렇게 쉽게 할 수가 없습니다.
☏ 진행자 > 그렇게 보시는 거고요. 알겠습니다. 좀 중간 정리를 하면 대사님께서는 8, 9월의 개각이 결국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어떤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어떤 결정적인 분기점이 되고 대외노선도 바뀐다면 아마 이때가 이제 기점이 될 거다 이런 진단이신 거잖아요.
☏ 강창일 > 네, 그렇습니다.
☏ 진행자 > 그 전에 기시다 후미오가 자민당 내부에서 파벌 구도를 다시 조정을 하면서 본인이 최대 계파의 수장으로 올라갈 수도 있는 겁니까?
☏ 강창일 > 파벌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단 하나 아베파가 원심력이 작용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했을 때 그 파벌 사람들이 어디로 가느냐는 아주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 진행자 > 그게 훨씬 더 복잡합니까? 그러면.
☏ 강창일 > 복잡하죠. 기시다 총리가 영원히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3, 4년 길어도 3년인데 길어도 3년이에요. 그래서 미래를 내다보면서 이렇게 저렇게 주판알을 굴리겠죠.
☏ 진행자 > 그럼 아베 파벌에서 포스트 아베는 없었던 겁니까?
☏ 강창일 > 지금 확 드러난 하기우다라든지 다카이치라고 파벌은 아닌데 강경노선 걷는 사람들이 좀 있는데 아베파가 전부 강경노선은 아니에요. 그런데 강경노선의 구심점인 아베가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큰 목소리를 못 냈다 이거죠. 그런 의미에서 강경이냐 이런 쪽에서 또 원심력이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또 보도를 보니까 참의원 선거 결과에 사민당은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고 공산당은 더 위축됐고 입헌민주당도 위축된다고 하는데 야당이 왜 이렇게 약해요. 일본은.
☏ 강창일 > 저는 일본 정치에서 별로 바람직하지가 않습니다. 사민당은 원래 한 석밖에 없었고요. 공산당은 풀뿌리민주주의를 해서 어느 정도 의석을 갖고 있는데 대패했고요. 입헌민주당이 제1야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집권 경험도 있고요. 그런데 전혀 힘을 못 썼어요. 그런데 지금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예측됐던 거예요. 몇 개월 전부터. 그래서 야당도 뭔가 새로운 기지개를 펴야 된다, 뭐 이런 거예요. 이건 일본을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건전한 야당, 견제할 수 있는 야당이 있는 게 좋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이렇게 마무리해야 되겠네요. 고맙습니다. 대사님.
☏ 강창일 > 네, 그래요
☏ 진행자 > 지금까지 강창일 전 주일대사와 함께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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