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차량서 남성 숨진채 발견.."50대 방화범 추정"(종합)

경찰 "어제 스토킹 여성 집 불 지른 50대 아내 차량"

(부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11일 새벽 경기 시흥시에서 불 난 차량에서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남성을 스토킹하던 여성의 집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50대 방화범으로 추정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기 부천 소사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39분께 경기 시흥시 정왕동 도로변에 정차 중인 차량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불을 끈 뒤, 차 안에서 불에 탄 남성과 화염병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전날 여성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도주한 50대 A씨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이 난 차량은 A씨 아내 소유로, A씨가 이 차량을 운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 20분께 경기 부천시 40대 여성 B씨의 집에 찾아가 폭행한 뒤 불을 지르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A씨의 범행으로 양쪽 팔과 다리에 2도 화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쳤고, 집 밖 계단에서 소방당국에 구조된 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자신의 스토킹 범행으로 B씨가 경찰의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 대상자로 등록된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A씨는 B씨에게 만나달라고 요구하며 직장을 여러 차례 찾아갔다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B씨를 지난 5월 31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신변보호 대상자로 등록한 뒤 스마트워치도 지급했다.

B씨는 경찰에 "집 출입문 비밀번호를 바꿨는데도 누군가 집에 침입해 이불을 덮어씌우고 때린 뒤 불을 냈다"며 "이불에 불이 붙어서 외부로 대피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남성의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B씨는 지인 사이인 것으로 보인다"며 "B씨는 스마트워치를 소지하고 있었으나 잠이 든 상태에서 A씨가 갑자기 나타나 이불을 씌우다 보니 스마트워치의 신고 버튼을 누르지는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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