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사형제, 이번주 헌재 공개변론 잇따라 열린다
헌법재판소가 이번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국민의힘에서 청구한 권한쟁의심판 사건과 사형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연다.
헌재는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내용 자체보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를 쟁점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법을 대표발의한 민형배 의원이 지난 4월 민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에 배치돼 개정안 논의에 참여하게 된 과정을 지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4월 "안건조정위원장이 실질적인 조정심사 없이 조정안을 의결했고, 민주당이 위장 탈당한 민형배 의원을 조정위원으로 선임한 것은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하다"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국회는 지난 4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안건조정위원회에 상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안건조정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민형배 의원을 무소속으로 바꾸는 '꼼수 탈당'을 감행했다. 민 의원이 안건조정위원으로 참여하자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회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박광온 당시 법사위원장은 안건조정위를 구성한 지 10분여 만에 법안을 의결해 법사위에 회부했고, 이후 본회의에 상정돼 가결됐다.
애초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이 법률안 가결 선포한 행위와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법률안을 부의한 행위를 무효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최근 절차위반 행위가 법률을 무효화 할 정도로 중대해 개정 법안도 위헌임을 확인해달라고 청구 취지를 변경했다.
한편 검찰도 지난달 2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을 청구인으로 해 권한쟁의심판을 헌재에 낸 상황이다. 검찰 역시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소수당에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했다는 주장이다. 한 장관은 검수완박 개정안의 국회 입법 절차와 내용이 모두 위헌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청구인인 A씨는 2018년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존손살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1심에서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A씨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와 함께 2019년 2월 형법 제41조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다.
형법 제41조는 죄를 저질렀을 때 받을 수 있는 형의 종류로 사형을 명시하고 있다. 형법 제250조는 살인죄를 저지르면 사형 등에 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쟁점은 사형제가 헌법 제10조가 규정하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에 위반되는지와 생명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지다.
A씨 측은 사형제로 얻을 수 있는 공익이 막연하고 생명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A씨 측은 "사형제는 범죄인을 도덕적 반성과 개선을 할 수 있는 인간으로 보지 않고 사회방위의 수단으로만 취급하는 것"이라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반면 법무부는 "사형이 범죄의 해악성에 비례해 부과되는 한 오히려 정의에 합치된다"며 "미국·일본 등 선진국도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고 사형제를 존치하는 것만으로 그 나라가 후진적이거나 야만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은 A씨가 대법원에서 이미 무기징역이 확정됐는데 소의 이익이 있는지다. 심판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헌법소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헌법소원에서 위헌 결정이 나려면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위헌으로 판단해야 한다. 사형제도가 처음 헌재 심판대에 오른 1996년에는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합헌이 우세했으나, 2010년에는 5대4의 의견으로 팽팽히 맞서며 합헌이 나왔다.
현재 헌재 재판부를 구성하는 재판관 9명 가운데 인사청문회에서 사형제 폐지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히거나 적극 검토 의견을 낸 재판관은 유남석 헌재 소장과 이석태·이은애·문형배·이미선 재판관 등 모두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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