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지구 표면 70%가 물, 수구(水球) 아닌가요?..서울과 뉴욕은 댐·저수지·보 덕분에 돌아가죠
우리가 사는 푸른 행성의 이름은 지구(地球)입니다. 한 학생이 반론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지구가 아니라 수구(水球) 아닙니까?” 옳은 질문일지 모릅니다. 지구의 70%가 물이니까요.
물이 이렇게 많지만 인간 문명과 지구상의 생물에 없어선 안 될 담수(淡水: 염분이 없는 물)는 정말 적습니다. 지구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지구에 존재하는 물 중 2.5%만 담수입니다. 이것도 다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이 중 3분의 2가 얼음이나 빙하에 묶여 있습니다. 남은 3분의 1도 즉각 사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대부분은 암반층으로 덮인 지하대수층(수㎞ 지하에 고립된 호수) 아래 있어서 접근하기조차 어렵다고 합니다.
그럼 이렇게 저렇게 갇혀 있지 않은 담수는 얼마나 될까요? 겨우 0.003%라고 합니다. 냉대 지역이나 토양 속 수분, 동식물의 몸속, 혹은 공기 중의 수증기 형태로 존재하는 것을 빼고 그렇습니다. 강과 개천, 시내에 존재하는 담수는 전체 물의 6만분의 1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계산했는지, 이것도 신기합니다.
오래전부터 ‘정치’는 모든 계급에 물을 공평무사하게 공급하는 데 신경 썼습니다. 농토에 댈 물이 부족해지고, 저수지가 마르고, 땅이 갈라질 때 민심은 크게 흔들렸죠. 댐, 보, 저수지, 상수도, 정수 시설, 절수 기술 등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물의 보편 복지’는 어려웠을 겁니다. 댐, 보, 저수지를 없애자는 것은 깨끗한 물을 오로지 힘있는 자에게만 공급하자는 주장과 비슷합니다. 저소득 국민은 멀리서 물을 길어오거나 주변의 더러운 물을 먹어야 하죠.
《물의 세계사》를 쓴 스티븐 솔로몬의 연구에 따르면 20세기가 끝날 무렵 인류는 약 4만5000개의 대형 댐을 건설했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댐 건설이 한창이던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매일 13개의 댐이 세워진 거죠. 그 후로 20여 년이 지났으니 더 세워졌겠군요. 우리나라엔 15m 이상 대형 댐이 1200개 있답니다. 저수지까지 더하면 1만8000개 정도라네요.
저수 시설 덕분에 1960년대에서 2000년 사이, 세계의 저수 용량은 네 배 늘었고 그 결과 하천에 흐르는 물의 약 세 배에서 여섯 배에 해당하는 물이 댐에 담겼습니다. 수력 전기 생산은 두 배 증가했고, 그동안 식량 생산은 2.5배 그리고 전체 경제 생산은 여섯 배 성장했다는군요.
대표적 대도시인 미국 뉴욕시는 약 900만 시민에게 하루 49억L의 물을 공급한다고 합니다. 1인당 530L 이상의 물이 공급되는 셈이죠. 19개 저수지와 5200㎢에 이르는 세 개의 호수 물을 동원해야 가능한 양입니다. 1만460㎞에 이르는 하수 시설, 14개 하수 처리장과 89개 폐수 펌프, 여과 시설은 별도입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1일 물 소비량은 2020년 기준으로 295L, 연간 공급량은 66억5100만㎥(1㎥=1000L)입니다. 우리는 댐과 저수지, 보를 꾸준히 만들었지만 1993년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 적이 있습니다. 1인당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1000㎥ 미만인 경우 물 기근, 1000~1700㎥ 사이는 물 부족, 1700㎥ 이상은 물 풍요 국가로 분류됩니다. 물 기근 국가는 경제 발전, 국민 복지와 보건이 나쁜 게 일반적입니다. 서울과 뉴욕 사람들이 물을 풍요롭게 쓸 수 있는 것은 갈수기에 물을 저장하고, 홍수기에 물을 조절하는 물 관리 기술 덕분입니다.
물을 아껴 쓰는 기술도 많이 발전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전의 미국 철강공장들은 강철 1t을 생산하는 데 60~100t의 물을 사용했다면, 21세기 초의 현대적 철강 공장들은 겨우 6t만 사용한다고 합니다. 물을 많이 쓰는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는 극도로 순도가 높은 물 소모량을 4분의 3이나 줄였고, 여기서 나오는 배출수의 상당 부분을 관개용으로 재활용한다고 합니다.
물산업도 발전했습니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게 과거엔 사기처럼 들렸지만 이젠 진짜로 물을 용기에 담아 팔고 있습니다. 국내 생수 시장이 작년 1조2000억원을 넘어 2023년엔 2조3000억원으로 커진다고 합니다. 봉이 김선달은 벤처사업가인 셈이죠.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
1. 지구에 담수가 얼마나 분포돼 있는지 알아보자.
2. 물 관리 측면에서 댐·저수지·보의 중요성에 대해 토론해보자.
3. 서울과 뉴욕 같은 대도시에 얼마나 많은 물이 공급되는지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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