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길고 더 세진 폭염..온열질환 언제·어디서 많을까
2000년대 이후 폭염이 일상화되고 있다. 폭염은 더 빨라지고, 더 길어지고, 더 세졌다. 폭염이 이어지는 경우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온열질환이다. 2018년 최악의 폭염 이 닥쳤을 때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했다. 올해도 조짐이 심상치 않다. 올해 폭염은 지난달 3일 이미 시작됐고, 곳곳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까.
11일 대전세종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폭염 시기가 당겨지고 있다. 대전을 기준으로 할 때 최고 기온이 33도에 이른 폭염일이 가장 빨리 찾아온 해는 2014년(5월 31일)이었고, 6월 3일 폭염을 기록한 올해는 2004년과 함께 2번째로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2000년 이후 5~6월에 폭염이 찾아온 것은 올해를 포함해 10차례에 이른다. 폭염일수(최고 기온이 33도에 이르는 날의 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18년으로 무려 37일에 이르렀다. 그 해의 경우 폭염일이 33일간 지속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2012년 이후 이후 폭염일수가 그 이전보다 크게 늘어났다.
폭염이 이어지면 온열질환자가 급증한다. 대전지역 온열질환자 수는 최악의 폭염이 닥쳤던 2018년에 82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세종연구원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8년 동안 대전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 314명을 대상으로 발생 시간, 장소, 세부 질환 등을 정밀 분석했다.
온열질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주요 시간대를 2시간 단위로 나눠 분석한 결과, 오후 3~5시가 25.2%(79명)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낮12시~오후 2시 15.3%(48명), 오전 10시~낮12시 15.0%(47명)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온열질환자가 뜨거운 한낮에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야간인 오후 7시~밤 12시(29명, 9.2%)와 밤 12시~오전 6시(9명, 2.9%)에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선선한 오전 6~10시(25명, 8.0%)와 오후 6~7시(17명, 54%)에도 많은 온열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소별로는 실외 작업장(118명), 도로(50명), 논·밭(34명) 등 실외에서 온열질환자가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안(21명)에서 온열질환으로 쓰러지는 경우도 꽤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9.0%(91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40대 17.2%(54명), 60대 16.9%(53명), 70대 13.4%(42명), 80대 이상 8.9%(28명), 20대 6.7%(21명), 30대6.1%(19명), 20대 미만 1.9%(6명) 순으로 나타났다.
온열질환의 증상별로는 열탈진(체온이 오르고, 땀을 많이 흘리면서 무력감·피로·근육경련·구토 등의 증상을 보임)이 48.1%(151명)으로 거의 절반에 이르렀고, 그 다음은 열사병(또는 일사병, 의식장애와 혼수상태를 보이면서 심한 두통과 오한, 저혈압 등의 증상을 보임) 22.9%(72명), 열경련(어깨·팔·다리 등 근육에서 경련이 일어남) 18.2%(57명) 순으로 나타났다. 열에 의해 실신한 경우도 7.6%(24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세종연구원 관계자는 “폭염이 일상화된 시대에 온열질환을 막기 위해서는 낮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더운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피하고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폭염시에는 밝은 색 양산을 쓰고 다니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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