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30억대 투자사기' 부동산 전문가 기소..가족연루 의혹도

2022. 7. 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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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전문가로 알려진 50대 남성이 자신의 학원 수강생들에게 "신축 빌라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불려주겠다"고 속여 수십억원을 가로챘다가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씨는 2019~2021년 서울 서초구에 있는 자신의 부동산투자학원에서 알게 된 수강생 30여명에게 신축 빌라 투자를 미끼로 총 30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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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신축빌라 투자 시 50% 수익" 학원수강생들 속여
투자금 입금받을 때 아내 등 가족통장 사용 정황
"잠적 중 학원서 술판" 증언도..업계서도 소문나
서울서부지검. 김지헌 기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박혜원 수습기자] 부동산전문가로 알려진 50대 남성이 자신의 학원 수강생들에게 “신축 빌라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불려주겠다”고 속여 수십억원을 가로챘다가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5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이모(52) 씨를 구속 기소했다. 이씨는 인터넷매체에서 부동산 강의를 하거나 인터뷰를 하며 부동산전문가로 행세한 인물이다.

이씨는 2019~2021년 서울 서초구에 있는 자신의 부동산투자학원에서 알게 된 수강생 30여명에게 신축 빌라 투자를 미끼로 총 30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그를 고소하지 않은 피해자들까지 합하면 전체 피해자 수는 8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연령대는 30~70대로 다양하며, 10억원 이상을 뜯긴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A(77)씨는 “신축 빌라를 짓는 데 투자하면 30~50% 수익을 내주겠다”는 이씨에 말에 속아 지난해 7~8월 4차례에 걸쳐 노후자금 1억3000만원을 투자했지만 한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주부 B(59)씨도 똑같은 수법에 넘어가 지난해 6월 4000만원을 이씨에게 줬다가 모두 날렸다. B씨는 “신축 빌라를 짓는다는 장소에 가보니 지어진 지 3년 된 빌라가 있었다”며 “스트레스로 만성두통에 시달리고 유방에 물혹까지 생겼다”고 호소했다.

특히 이씨는 지난해 이미 사기 혐의로 고소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음에도 사기 행각을 지속했다고 피해자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해 3월 2000만원을 건넨 피해자 C(33)씨는 “이씨가 ‘감옥에 가면 돈을 어떻게 돌려주겠냐’며 일주일 뒤 돈을 돌려준다는 지불각서를 썼지만 연락이 두절됐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범행 과정에서 아내, 이모 등 가족 명의의 통장을 투자금을 입금받는 데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일부 피해자는 이씨 아내를 사기 방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며, 이씨 이모에 대해서도 조만간 고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씨는 지난해 잠적기간에도 피해자들의 눈을 피해 밤에 학원을 찾아와 술판을 벌이고 노래를 부르는 등 대범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건물 관계자들은 “이씨가 밤에 지인들을 불러 술을 마시고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놀았다” “피해자들이 찾아와 문을 두드리면 사무실 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등의 전언을 남겼다.

한편 이씨의 사기 행각은 업계에서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었다. 한 관련 업계 관계자는 “수강생들에게 투자금으로 돈을 받아놓고 정작 투자는 전혀 안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마땅한 투자처도 없는데 수강생들에게 돈을 받았다고 들었다. 투자할 의지도 안 보였다”고 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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