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로비 정황 담긴 '우버 파일' 공개 "마크롱, 우버 프랑스 진출 비밀리에 도왔다"
미국의 차량 공유 업체 우버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의 유력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로비를 벌이고, 수사를 불법적으로 방해하는 등 각종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가디언은 우버 고위 경영진 간 오갔던 12만 4000여건의 이메일, 문자, 메모, 브리핑 서류 등을 입수해 보도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가디언이 이를 분석한 보고서 ‘우버 파일(Uber files)에는 우버가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2013~2017년 어떻게 법을 어겼고, 경찰과 규제 당국을 속였으며, 전 세계 정부에 비밀리에 로비를 했는지 등이 담겼다.
유출된 메시지 중에는 임원들이 “우리는 해적이 됐다””우리는 빌어먹을 불법 단체”라고 인정한 부분도 있었다. 가디언은 “이 문서는 전 세계적으로 우버 반대 시위가 일어나는 동안 어떻게 우버가 총리·대통령·억만장자 등에 접근해 그들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려고 노력했는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2009년 설립된 우버는 이후 전 세계 각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택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때문에 2014년부터 유럽 각국에서는 우버 진출에 반대하는 택시 기사들의 시위가 잇따랐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CEO를 지냈던 트래비스 칼라닉은 우버 운전자들을 시위 현장에 내보내 맞불 시위를 벌이자고 추진하면서 이를 말리는 다른 임원들에게 “폭력은 성공을 보장한다”고 했다. 그러나 칼라닉 전 CEO의 대변인은 “우버 운전자의 안전을 희생하면서 우버가 폭력을 이용해야 한다고 제안한 적 없다”고 이 사실을 부인했다.
‘우버 파일’에는 우버가 각국에서 택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함부르크시 시장,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부 장관에게 로비를 위해 접근했으며 당시 프랑스 경제산업부 장관이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우버의 프랑스 진출을 비밀리에 도왔다는 내용도 담겼다.
가디언은 “당시 마크롱 장관은 자신이 ‘프랑스 내각에서 반대자들과 비밀 거래를 중개했다’고 말할 정도로 우버를 돕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반면 당시 함부르크 시장이었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우버 로비스트에게 반발하며 운전자들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하자 한 임원이 동료에게 “코미디언”이라고 말한 메시지도 공개됐다.
우버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수사를 방해한 정황도 포착됐다. 우버 불법 논란으로 유럽 각국 경찰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려 하자 칼라닉 전 CEO는 직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킬 스위치(Kill Switch)를 눌러달라.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킬 스위치는 정보를 원격으로 삭제하거나 그 기기를 사용 불능 상태로 만드는 기술이다. 한 고위 임원은 이메일에 “우리는 많은 나라에서 합법적이지 않다. 우리는 적대적인 발언을 피해야 한다”고 썼고, 또 다른 임원은 “우리는 공식적으로 해적이 됐다”고 쓰기도 했다.
보도 이후 우버는 성명을 통해 “이미 많은 언론 보도를 통해 2017년 이전까지 우버의 실수들이 드러났으며, 오늘날의 우버는 그때의 우버와 다르다”면서 “우버의 새로운 CEO는 우버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꿨으며 현재 우버 직원의 90%는 CEO가 바뀐 뒤 합류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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