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매매가격 추월한 전세가격..'깡통 전세' 수도권 상황은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1일)도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부동산 거래에서 평균으로 봤을 때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더 비싼 게 얼마 정도 되는지 수치가 확인되었다면서요?
<기자>
네, 이게 다 최근 집값이 떨어져서 나타나는 현상이죠.
올해 상반기 발생한 매매나 전세 거래에서 평균 전세가가 평균 매매가를 추월한 게 7.7%인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평균 가격이 아닌, 매매 최저가가 전세 최고가보다 낮은 경우로 범위를 좀 확대해 보면 깡통전세 위험 거래는 16%로 늘어납니다.
금액별로는 1억 원 이하인 저가 아파트가 36%를 차지했는데요, 값이 저렴할수록 전셋값과 별 차이가 없어 두 금액이 뒤집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지역별로 전북이 가장 위험 지역이었는데요, 매매나 전세 거래한 다섯 집 중 한 집 이상이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높았습니다.
경북과 충북, 전남이 15~20% 사이 비율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앵커>
방금 이렇게 말씀해 주신 걸 보니까 전세가보다 매매가가 높은 지역들이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 이외 지역들이네요. 그러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대선 이후에 수도권 외곽 쪽 집값이 많이 떨어졌잖아요.
깡통전세가 이미 진행됐거나 그럴 위험이 있는 곳 중에서 네 집 중 한 집 정도가 수도권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도 평균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높은 경우가 4.5%나 됐는데요, 주로 소형 오피스텔이나 빌라에 해당합니다.
최근 2년간 서울 곳곳에서 분양가 3억 원 이하의 빌라 갭 투자가 많았잖아요.
2억 4, 5천 정도 전세를 끼면 자기 돈 5천만 원 이하로 소액투자가 가능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아직까지는 2년 치 오른 집값에 비해 떨어진 게 미미해서 깡통전세 현상을 일반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갭 투자가 많았던 곳을 중심으로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게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치였다고요?
<기자>
네, 새로운 세입자의 보증금이 더 낮아지는 역전세가 발생하면, 앞선 세입자의 보증금을 못 돌려주는 상황이 생길 수 있잖아요.
올 들어 6월까지 세입자에게 제때 돌려주지 못한 보증금이 3천400억 원이 넘으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36% 가까이 늘었고요. 연간 최대 기록을 세웠던 지난해 사고금액의 60%에 육박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인 허그에 접수된 사고 금액만 이 정도 되는 거고요.
한국주택금융공사인 HF와 민간기관인 SGI 서울보증까지 합하면 사고금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보증금 떼이는 게 걱정되신다면, 앞서 말씀드린 세 기관에서 취급하는 전세보증금 보험을 들면 되는데요, 주택 종류나, 보증금 액수에 따라 보증료, 즉 보험료가 다 달라서 잘 따져보시고 가입하시는 게 좋습니다.
허그나 HF의 보증금 한도는 수도권에선 7억 원, 그 외는 5억 원 이하고요. SGI는 아파트에서는 한도가 없습니다.
또 허그와 HF에서 가입은 전세 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 SGI는 5개월이나 10개월 이내까지 하면 됩니다.
<앵커>
이렇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나 아니면 앞서 설명해 주신 것처럼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보다 더 비싼 경우 이게 모두 다 집값이 최근 들어서 많이 빠지는 경향이 생기면서 일어나는 현상들 같은데 앞으로 집값 더 빠질 수 있다. 이런 분석이 나왔다면서요?
<기자>
네, 금리와 집값 관계를 분석한 국토연구원 자료인데요, 금리를 내릴 때는 집값에 즉각 반영이 되지만, 금리가 올라갈 때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입니다.
금리가 오른 뒤 집값이 떨어지기까지는 최소 1년에서 1년 3개월까지 걸린다고 분석했는데요,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했잖아요.
1년 뒤인 다음 달부터 그 영향권에 들게 된다는 건데, 지금도 집값 거품이 빠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더 내려간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오를 예정이잖아요. 이 분석대로라면 집값 계속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금리가 내려가기만 하면 집값은 바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는데요, 그 영향력은 15개월에서 18개월 정도 지속한다고 했습니다.
한지연 기자jy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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