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질환 엄마 탓"..60대 모친 흉기 살해하려 한 30대男, 징역 3년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60대 어머니를 상습적으로 폭행하다 흉기 살해하려 한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어릴 때부터 앓은 신장 질환이 자신을 돌보지 않은 어머니 탓에 발병했다는 생각에 평소 어머니를 원망했다.

10일 뉴스1에 따르면 인천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임은하)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30)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 시설에 5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5일 오후 8시50분쯤 인천 계양구 주거지에서 실내 자전거를 타던 60대 여성 B씨를 향해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어머니인 B씨의 심장을 겨눠 흉기로 찌르려고 했다. 그러나 B씨가 팔로 공격을 막고 주거지에 함께 있던 아버지가 칼을 빼앗아 범행이 미수에 그쳤다. 범행에 쓰인 흉기는 A씨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미리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자신이 앓던 질병이 B씨로 인해 발병했다는 생각에 범행을 계획했다.

앞서 초등학교 2학년이던 2000년쯤 A씨는 만성 신장 질환 진단을 받고 신장 이식 수술을 했다. 이후 이상이 생겨 2010년 신장을 적출하고 혈액 투석을 시작했고 고등학교 자퇴 후 우울증을 앓았다.

A씨는 B씨가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이에 평소에도 B씨를 원망하며 폭력을 행사했다.

재판에서 A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우울증 등 정신 질환으로 인해 범행 당시 심신 상실의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이 사건 이전에도 B씨를 폭행하거나 B씨에게 흉기 위협을 했고 흉기를 사전에 준비한 점 등을 근거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옳고 그름을 구분할 능력이 아직 있다고 보임에도 범행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의 빛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다만 의사로부터 우울증 등 소견을 받았고 범행 이후 'B씨가 자신을 통해 영혼을 배불리려고 했다' 등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을 했다는 점에서 심신 상실에 의한 범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의 모친이 선처를 탄원하며 적극적인 치료를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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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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