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패싱?.. 법무부 검경협의체, 檢 직접수사 논의 안해

법무부 주관 검경협의체가 이른바 '검수완박법'(검찰수사권 완전박탈법)으로 조정될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지난 7일 경기 과천 법무부 청상서 제기된 검경협의체 2차 회의에서는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 관련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2대 범죄(부패·경제)로 제한하는 검찰청법이 2개월 뒤 시행되기 때문이다.

검찰청법에 따른 세부 수사 범위는 하위법령인 대통령령으로 규정된다. 이에 따라 서로 맞닿아 있는 검경 수사범위의 세부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검수완박 시행 후 검찰의 수사 범위 외 사건은 경찰이 맡는다. 특정 사건이 검경 수사 범위에 모두 해당하면 어느 쪽으로 이송하느냐는 문제가 있어 세부 수사 범위를 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법무부와 검찰, 경찰이 참여하는 검경협의체의 논의 테이블에 검찰의 세부 수사 범위를 규정하는 대통령령 관련 안건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법무부는 협의체 회의에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는 (검경협의체의 논의) 테이블에 올라갈 수 없는 구조"라며 "협의체는 국정과제인 검찰과 경찰의 책임수사 시스템 정비를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경찰 관계자는 "협의체에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논의하지 않는다면 하위 법령인 대통령령 제정으로 법무부가 원하는 선에서 수사 범위를 규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검경협의체 실무협의회에는 윤원기(춘천지검 형사2부장) 법령제도개선태스크포스(TF) 팀장을 비롯해 최지석 대검 형사정책담당관과 최종상 경찰청 책임수사시스템정비TF 단장 등 10명이 참여한다. 검찰과 경찰에서 각 3명, 법무부에서 2명, 변호사 2명으로 구성되지만 전직 검사까지 포함하면 검찰 출신이 6명이나 포함된다.

이에 경찰은 "협의체 인적 구성이 편향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법무부가 '검수완박법'으로 불리는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에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 청구인 명단에 윤원기 팀장을 포함시켜 '적격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 팀장이 협의체를 주관하는 법무부 측 인사로 참여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것이다.

협의체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책임수사제(송치 전 경찰의 자율적 수사, 송치 후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의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기구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전인 지난 4월30일 검수완박법이 통과돼 후속 조치 논의가 불가피해졌다. 검찰이 앞으로 직접수사를 할 수 있는 부패범죄와 경제범죄의 정확하고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기 위해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등을 손질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법무부는 검수완박은 물론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도 위헌이라는 강경한 입장이라 향후 시스템 정비 과정에서 논의가 격해질 가능성이 있다. 검찰 중심의 인적 구성과 법무부의 위헌 주장을 놓고 경찰 반발이 커지자 검경협의체가 초반부터 표류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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