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눈' 제임스 웹 망원경 영상 개봉 앞두고 '예고편' 공개 [사이언스샷]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2022. 7. 1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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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밤 첫 컬러 영상 공개, 은하와 외계행성 포함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정밀유도센서(FGS)로 찍은 테스트 이미지. /NASA

우주로 향한 인류의 새로운 눈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첫 관측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공개 대상 천체와 장비 시험 영상을 공개했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개봉 전에 티저 영상을 공개하는 셈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 8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첫 관측 결과가 12일 오전 10시30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 시각 12일 23시30분)부터 나사 TV를 통해 생중계된다”고 밝혔다.

은하부터 외계행성까지 첫 관측 대상

나사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공동 개발한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와 함께 제임스 웹의 공식 과학 임무 목록인 첫 관측 천체 5가지를 발표했다. 별이 탄생하는 성운부터 외계행성까지 다양하게 포함됐다. 모두 12일 공개된다.

제임스 웹 망원경이 처음 관측할 남반구 별자리인 용골자리에 있는 대성운. 지구에서 7600광년(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져 있다. 이 영상은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찍었다./NASA

제임스 웹 망원경이 처음 관측한 천체는 남반구 별자리인 용골자리에 있는 대성운으로, 지구에서 7600광년(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져 있다. 성운은 별이 탄생하는 곳이다. 용골자리 성운에서는 태양보다 몇 배나 큰 거대한 별들이 탄생하고 있다.

두 번째 관측대상인 WASP-96은 지구에서 1150광년 떨어진 태양계 밖 외계 거대 행성이다. 빛을 내는 항성을 3.4일마다 한 번씩 공전한다. 질량이 목성의 절반 정도로 2014년 처음 발견됐다.

지구에서 2000광년 떨어진 남쪽고리성운(팔렬성운)도 첫 관측 대상이다. 이 성운은 지름이 0.5광년에 이른다. 슈테팡 5중 은하는 페가수스 별자리에 있으며, 2억9000만광년 거리에 있다. 1877년 처음 발견됐다. SMACS 0723 은하는 뒤에서 오는 빛을 확대하고 휘게 하는 은하단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첫 관측 대상인 남쪽고리성운(팔렬성운). 지구에서 2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지름이 0.5광년에 이른다. 이 영상은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찍었다./NASA

나사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첫 관측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테스트 이미지도 공개했다. 별과 은하를 담은 이 이미지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정밀유도센서(FGS)’가 포착한 것으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물이라고 나사는 밝혔다.

나사는 해당 이미지가 아직 품질이 좋지 않다고 하면서도 지금까지 촬영한 우주 이미지 중 가장 먼 곳을 찍은 이미지라고 밝혔다.

FGS를 개발한 허니웰 에어로스페이스의 닐 로우랜드 박사는 “이 이미지가 찍혔을 때 흐릿한 은하 속의 모든 구조를 볼 수 있어 감격했다”고 밝혔다.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제인 릭비 박사는 “사진에서 흐릿한 점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과학 임무 첫해에 연구할 은하 형태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처음 관측한 천체인 슈테팡 5중 은하는 페가수스 별자리에 있으며, 2억900만광년 거리에 있다. 1877년 처음 발견됐다. 이 영상은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찍었다./NASA

25년간 13조원 투자해 개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나사와 유럽우주국, 캐나다우주국이 25년간 100억 달러(약 13조원)를 들여 개발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발사돼 올 1월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임무 지역인 라그랑주 L2 지점에 도달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난 1월 테니스장 크기의 차양막에 이어 좌우 날개의 거울까지 펼치면서 주반사거울이 최종적으로 6.5m 폭의 표면을 완성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가시광선을 감지하는 허블 우주망원경과 달리 적외선까지 포착해 빅뱅(big bang, 우주대폭발) 이후 1~2억년밖에 지나지 않은 135억 년 전 초기 우주에서 나온 빛까지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먼 곳에 배치됐다. 허블은 지구 상공 약 600㎞ 궤도를 돌며 우주를 관측하고 있지만 제임스 웹은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L2 지점까지 이동했다. 지구와 달 사이(38만5000㎞)보다 약 4배 먼 거리다.

제임스 웹./조선DB

라그랑주 L2는 우주 관측에 최적인 지점이다. 이곳은 태양·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중력)과 물체가 태양 주위를 돌면서 밖으로 벗어나려는 힘(원심력)이 서로 상쇄돼 중력이 미치지 않는다. 힘이 균형을 이뤄 빛의 왜곡이 없다. 특히 태양이 항상 지구 뒤에 가려져 햇빛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금빛 반사 거울 18개로 빛의 영역 중 적외선을 포착한다. 선배인 허블 우주망원경은 주로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을 감지한다. 가시광선은 별이 탄생되는 우주 먼지와 구름 지역을 통과하기 어렵지만, 파장이 긴 적외선은 이를 통과할 수 있다. 그만큼 제임스 웹은 초기 우주에서 탄생한 별에서 나온 빛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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