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선거 대승에 개헌 탄력?..안갯속 한일관계
'아베의 꿈' 개헌에 성큼..우크라 전쟁 후 찬성 여론 크게 늘어
한일관계 개선 공들이는 윤석열, 국내 조문 및 사절단 파견
'자기정치' 나설 기시다, 비둘기파지만 극우 지지층 유지 의지
■ 방송 : CBS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김덕기 >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와 함께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번 선거 결과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일본의 '개헌' 가능성이 커진 탓이겠죠?
◆ 장성주 > 네 맞습니다. 어제 치러진 일본의 참의원, 즉 상원 선거에서 집권여당인 자민당이 대승을 거뒀습니다. 이번 선거는 전체 참의원 248명 중에 절반을 새로 뽑는 선거였는데요. 현재까지 자민당은 63석 확보가 확실한 상황입니다. 기존 의원 수와 합하면 참의원의 과반수를 확보했습니다.
핵심은 일본의 헌법개정 여부잖아요? 개헌에 긍정적인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4개 당이 헌법 개정안 발의할 수 있는 전체 3분의 2석, 166석을 넘는 176석을 차지했습니다. 오전 7시 기준 마지막 1석의 개표가 진행 중입니다.
이번 선거 전에도 이 4개 당이 166석을 확보한 상황이었습니다. 개헌안을 발의할 수는 있었지만 최소 기준을 간신히 넘은 것과 달리, 이번에 확실하게 선을 넘었기 때문에 정치적인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4개 당이 개헌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고, 우리나라와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일본이 개헌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지 조금 지켜봐야겠습니다.
◇ 김덕기 > 아베 전 총리의 숙원이 바로 '개헌'이었죠?
◆ 장성주 > 일본은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전범국가이고, 핵폭탄 2발을 맞고서야 항복했습니다. 그래서 평화헌법을 만들어졌고, 특히 9조를 보면 유엔이 인정하는 집단적 자위권이 있지만 행사는 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전력도 보유할 수 없는데, 지금 자위대라는 군사 조직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일본 내에서도 자위대의 존재 자체가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의 표현을 빌리자면 개헌을 통해서 '보통국가'를 만드는 게 아베 전 총리의 꿈이었고요. 한 발 더 나아가 일본은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라는 표현을 쓰는데, 우리로 치면 '선제타격'을 공식화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일본에서 개헌에 찬성하는 여론이 크게 늘었습니다. 아베 정부 시절 개헌 찬성 여론이 30% 초반대였는데, 기시다 정부에서는 40% 중반에서 50% 중반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일본이 러시아와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에서 영유권 분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이대로는 나라를 지킬 수 없다"는 자민당의 목소리에 여론이 움직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니까 건강을 이유로 총리직에서 물러났던 아베 전 총리가 선거 전 자민당 최대 계파이자 극우성향인 '호소다파'의 수장으로 정계에 복귀해 선거운동을 하던 상황이었습니다.
◇ 김덕기 > 관계 개선을 모색하던 윤석열 정부 입장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는데 앞으로 한일 관계를 전망해본다면 어떨까요?
◆ 장성주 >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본에서 개헌 분위기가 고조된 상황이라, 나토 정상회담을 계기로 열렸던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 앞에서 "일본의 방위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졌던 것입니다.
미국 백악관은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지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팽창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주한일본대사관에서 마련하는 분향소를 찾아 아베 전 총리를 조문할 예정입니다. 또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박진 외교부 장관 등으로 구성된 조문 사절단도 파견합니다.
먼저 희망적인 관측부터 말씀드리면 우리에 강경한 태도로 보수 지지층 결집을 노렸던 선거가 끝났고, 앞으로 3년 동안 다른 선거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기시다 총리로서는 아베 전 총리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기정치를 해볼 수 있는 '황금의 3년'을 확보한 겁니다.
기시다 총리는 당 내에서 외교 중심의 전통을 가진 '고치카이파' 소속입니다. 따라서 극우 이미지의 아베 전 총리와 차별화하기 위해 한일관계 개선에 비교적 긍정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옵니다.
반대로 개헌을 강하게 추진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게 되겠죠. 그런데 기시다 총리가 선거일인 어제(10일) "개헌안을 가능한 빨리 발의해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개헌을 꼭 추진해야 한다면서 큰 과제에 대해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극우 지지층 결집으로 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만큼, 강한 정치적 지지세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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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장성주 기자 joo50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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